아가페정원부터 채석장 전망대까지…황등시장 식도락도 주목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황등역에 쌈지공원 조성
(익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자연과 산업, 사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북 익산시 황등면이 소도시 관광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5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산책로가 있는 아가페정원부터 석재로 쓸 돌을 캐내는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채석장, 식도락 여행지로 떠오른 시장까지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성하다.
황등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민관이 함께 추진한 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이 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쁜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열차∼'로 시작하는 나훈아의 '고향역'의 무대로 유명한 황등역의 자그마한 쌈지공원도 잠시 기성세대의 발길을 붙잡는다.
익산에서 통학열차를 타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작곡가 임종수씨는 1971년 황등역과 이리역(현 익산역)을 오가며 봤던 코스모스를 떠올리며 '고향역'을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채석장 위에서 즐기는 '힐링'
황등의 상징인 '황등석산' 인근에는 최근 채석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겸 카페가 들어섰다.
과거 백제 석공의 맥을 잇는 석재산업의 중심지인 이곳은 이제 지역의 산업 유산을 문화·관광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100m 깊이의 채석장에서 중장비들이 네모반듯하게 돌을 잘라내는 모습을 보며 차를 마시는 이색 체험은 이곳만의 매력이다.
채석장이라는 거친 삶의 풍경 속에서도 색다른 아름다움과 깊이를 느낄 수 있어 젊은 세대 관광객들의 소셜미디어(SNS) 인증 장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 넉넉한 주차공간과 셔틀버스도 한몫
황등이 관광지로 주목받게 된 데에는 관광 인프라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전북특별자치도 지정 민간정원인 '아가페정원'에 그간 부족했던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 58면의 넓은 주차장이 새롭게 조성됐다.
그간 주차 여건이 여의찮아 방문을 망설였던 여행객들도 이제는 편안히 발길을 옮길 수 있게 됐다.
천주교재단이 소유한 민간정원인 황등면 율촌리의 아가페정원은 1970년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이 설립되면서 이용자들을 위해 조성됐다.
총 6만4천㎡ 부지에 6천100여그루의 메타세쿼이아, 향나무, 소나무, 백일홍이 있고 수선화, 튤립 등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면서 장관을 이룬다.
인기에 비해 협소한 주차시설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주저하게 했다.
이번 주차장 조성으로 대형버스 5대까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서 단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관광버스 이용이 많은 여행사와 단체 동호회, 효도관광 수요까지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황등의 주요 관광지인 아가페정원과 채석장 전망대를 잇는 왕복 셔틀버스 운행도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셔틀버스 노선은 하루 6회 왕복 운행한다.
관광객들은 차량 없이도 두 장소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걷기 좋은 정원의 숲길과 채석장의 역동적인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두 장소 간 3∼5분 거리로 가족 단위나 노약자, 단체 관광객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걷고·먹고·보고…황등시장 식도락 여행
여행에서 먹거리는 단팥이 든 찐빵과 같다.
황등시장 인근에는 육회비빔밥, 국밥, 백반 등 입소문 자자한 식당들이 골목마다 즐비하다.
특히 한우 육회비빔밥은 이 지역의 대표 특화음식으로 이미 전국적인 맛집 반열에 올라 있다.
주말이면 외지에서도 일부러 찾아와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석재산업과 농축산업이 발달했던 황등의 역사와 함께 자라난 이 음식들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그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한 상이다.
시는 앞으로도 황등 일대에 생태·문화 관광 자원을 조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류형 콘텐츠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황등은 익산의 보석 같은 동네"라고 소개하며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황등을 찾는 모든 이들이 더 편하고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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