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미 칼럼] 아트 컬렉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④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권선미 칼럼] 아트 컬렉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④

문화매거진 2025-11-18 12:22:30 신고

[권선미 칼럼] 아트 컬렉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③에 이어 
 

▲ 2025 '아시아프' 10만원 소품전에서 처음으로 구매한 타인의 작품. 나의 인생 첫 컬렉팅인 원세림 작가님 작품이다 / 사진: 권선미 제공
▲ 2025 '아시아프' 10만원 소품전에서 처음으로 구매한 타인의 작품. 나의 인생 첫 컬렉팅인 원세림 작가님 작품이다 / 사진: 권선미 제공


[문화매거진=권선미 작가] 컬렉터로서 작품을 구매하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데 중점을 둔다면 언젠가 자신이 모은 컬렉션이 ‘나’를 알아가는데 기여하거나, 운이 좋다면 나의 ‘재산’에 기여할지도 모른다. (웃음) 언젠가 내가 모은 컬렉팅 작품들을 쭉 늘어놓는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보일 것이다. 구매 이력에 따라 나의 내면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보일 것이다. 사진은 나의 외면을 담는다면, 책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예술작품들은 나의 내면을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누군가의 세계가 담긴, 손때가 묻었을 작품을 처음으로 구매해 보았다. 작품을 구매할 때 고려했던 점은 1)나의 생계에 영향이 갈 정도의 금액이 아닐 것 2)내가 한눈에 보고 반할 것. 두 번째 조건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시아프’의 10만 원 소품들은 오픈과 동시에 거의 다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그 탓에 그날 혼자 흥분해서 ‘오픈런’을 뛰며 온 전시장을 뛰어다니다 스태프에게 혼났다. 작품의 색이 참 고와서 마음에 들었다. 현재의 나는 이런 혼란스러운 색감을 좋아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다시피 평면이 아닌 작품에 더 흥미가 가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후에 ‘아시아프’가 막을 내린 후 작품과 함께 작가님의 편지와 엽서 몇 장을 택배로 받았다. 여러모로 마음이 담겨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며, 괜히 작가님과 작품으로 연결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이 앞으로 더 더 잘 되기를 (여러모로) 빌게 되었다.

앞서 컬렉터들의 관심 유도와 작가로서의 도약을 위한 방법으로 공모전을 활용해 보는 게 어떠냐는 글을 썼다. 아마 그렇게 공모전에 당선된 이후로는 갤러리의 소속 작가가 되어 작품 판매에 열을 올리게 되는 전문 작가가 될 것이다. 적어도 내가 상상하는 소속 갤러리 작가로서의 모습은 그러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내가 써 내린 글은 가장 고전적으로 작가의 길에 다가가는 (좋은 작품들을 구매하는) 방법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라면 공모전과 이력을 쌓고 유명 갤러리에서 소속 작가로 활동하는 작가도 좋지만, 절제력과 센스가 좋다면 혼자서 활동하는 회화작가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갤러리의 역할은 작가의 작품과 컬렉터를 연결해 주는 것이었는데, 요즘의 경우엔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선택이나 꾸준한 업로드로도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 예전만큼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발로 뛰어야 하는 시대도 아니거니와, 요즘은 개인이 만든 작은 이모티콘 하나도 팝업 전시를 하는 시대다. 많은 연예인도 1인 소속사를 차리는 추세이기도 하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작가라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고상한 제한을 두지 않고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펼쳐보는 것이 가장 실험적이고 즐거운 작가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컬렉터들의 입장에서도 예전엔 물리적으로 찾아다녀야만 하며, 유명한 작가들의 전시는 찾기가 쉬우나 신진작가들을 찾기는 어려웠을 텐데, 열심히 뭔가 만들어내는 작가가 있다면 공모전 당선이 안 되더라도, 소속 갤러리가 없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그들의 눈에 띄고 말 것이다. (뭐 그 이후엔 작가의 재량이겠다만.)

가끔 스스로가 ‘작가’이고 ‘작가’여야만 한다는 강박에 어떤 일을 시도하는 걸 꺼리거나 그 틀 안에서 괴로워하는 작가들을 종종 보곤 한다. 하지만 내가 만약 컬렉터라면 ‘작가’에게 보고 싶은 모습은 작가로서의 완벽함을 보여주어 모두의 머릿속 작가라는 환상을 깨뜨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와 활발한 활동을 하는 모습일 것이다. 

▲ 블랙핑크 제니가 예능에 나오니 얼마나 좋던가! / 사진: JTBC 유튜브 채널 캡처
▲ 블랙핑크 제니가 예능에 나오니 얼마나 좋던가! / 사진: JTBC 유튜브 채널 캡처


그렇다면 ‘작가’인 내가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컬렉팅을 하는 사람들도 작가가 굳이 그 틀 안에서 벗어나길 망설이는 모습보다는 넘어지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더 신선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작가’라는 틀 안에서 괜한 외로움이나 괴로움으로 너무 골몰하지 않길 바란다. 

▲ 갤러리와 작가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 '처음 만나는 아트컬렉팅' 165p 발췌. 물론 '피카소도 그랬다는데 과연 내가, 여러분이 갤러리 없이 잘할 수 있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 사진: '처음 만나는 아트컬렉팅'
▲ 갤러리와 작가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 '처음 만나는 아트컬렉팅' 165p 발췌. 물론 '피카소도 그랬다는데 과연 내가, 여러분이 갤러리 없이 잘할 수 있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 사진: '처음 만나는 아트컬렉팅'


이렇게 작가 생활을 시작하면서 컬렉팅에 대해 작가로서도 컬렉터로서도 생각해 보았던 이야기들에 대해 풀어보았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즐기는 것 같다. 컬렉터이든 작가이든 모두 즐거운 컬렉팅을, 컬렉팅을 위한 즐거운 작품 활동을 이어가길!

p.s 혹시나 이 글을 되돌아보며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싶어 글을 남긴다. 꼭 이렇게 해나가는 사람들만이 성공한 작가라거나 이것이 성공 공식이라는 글이 아니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이 시리즈의 글이 내가 하나씩 깨나가고 싶은 게임의 공략 같은 것인데, 그것이 컬렉팅과 맞닿아 있어 이 글을 쓴다. 꼭 작품이 많이 팔리거나 공모전에서 수상을 많이 한 작가라고 모두에게 대단한 작가가 되진 않는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수상 경력이나 판매량과 상관없이 너무나 소중한 작가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닿지 않더라도 스스로 그림을 그리며 행복을 느끼는 작가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글은 그저 나의 행복회로를 위한 자기 위안 글이라고 봐주면 감사하겠다. ‘아트컬렉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시리즈 마침.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