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에세이] 가을 끝자락, 이은미 목소리에 스며든 사랑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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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에세이] 가을 끝자락, 이은미 목소리에 스며든 사랑과 추억

뉴스컬처 2025-11-16 11:02:09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가을의 끝자락, 차분히 물드는 노을 속에서 이은미의 목소리가 조용히 퍼진다. 한 음 한 음마다 스며드는 감정은 지나간 사랑의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마음 한켠에 묻혀 있던 추억을 조심스레 깨운다.

지난 13일 공개한 이은미 신곡 ‘추억이 핀다’는 시간과 기억을 담아낸 서정의 풍경이다. 피아노와 스트링이 얽혀 만들어내는 섬세한 울림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마음속 가을을 거닐며 사랑과 이별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사진=이은미 '추억이 핀다'
사진=이은미 '추억이 핀다'

곡의 첫 음은 피아노가 건네는 작은 속삭임과 같다. 단정하게 놓인 음 하나하나가 오래된 기억의 장면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그 위로 얹히는 스트링은 감정을 밀고 당기며, 청자를 음악 속으로 천천히 끌어들인다. 블루스와 발라드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이은미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멜로디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낮게 깔리는 음은 마음 한켠의 쓸쓸함을 비추고, 후렴으로 치닫는 고조는 지나간 사랑의 아련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곡을 들을수록 우리는 마치 시간의 강을 거슬러 걸어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사랑의 기억'이라는 한 구절에 담긴 그리움은,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아픔과 따스함이 동시에 배어 있다. 반복되는 표현 속에서 감정은 눌려 있다가 터져 나온다. 블루스 특유의 쓸쓸함과 발라드의 온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이은미의 보컬은 감정의 중심을 관통한다. 숨결의 떨림, 음색의 미묘한 변화, 억눌린 슬픔의 자유로운 표현은 곡의 완성도를 극대화한다. 녹음 과정에서 여러 라이브 세션을 거치며 다듬어진 목소리는 시간과 기억을 기록하는 도구가 된다.

피아노와 스트링이 얽히는 편곡은 곡에 숨을 불어넣는다. 피아노는 감정의 구조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스트링은 고조와 하강을 이어주며 청자를 음악의 흐름 속으로 인도한다. 조합 속에서 우리는 곡의 서사를 음미하며, 각자의 기억을 덧붙이게 된다.

중간 브리지에서 잠시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 블루스적 색채가 더욱 도드라진다. 리듬과 코드 전환, 그리고 슬라이딩 보컬은 곡에 깊이를 더하고, 지나간 사랑을 현재로 소환하는 힘을 발휘한다. 음악은 청자를 단순한 청취자가 아닌 공감자로 만든다.

후반부로 갈수록 곡은 서정적 발라드의 절정을 향해 흐른다. 고조되는 후렴과 스트링, 피아노의 중첩 속에서 목소리는 한층 더 섬세하게 흔들린다. 우리는 음악 속에서 사랑과 추억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고, 각자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 곡의 완성도는 박선주와 이은미의 협업 덕분이다. 섬세한 작곡 감각과 깊은 감성 표현이 맞물리며 블루스 발라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 발라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질감과 서정성이 곡 전체를 관통하며, 듣는 이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한다.

'추억이 핀다'는 지나간 계절 위로 피어나는 기억과 감정, 덧없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음악이라는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 음, 한 음 속에서 우리는 이은미의 오랜 음악적 여정을 느끼게 된다.

'추억이 핀다'는 지나간 사랑이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마음 깊은 곳에서 여전히 피어나며, 음악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그 순간, 우리는 음악이 가진 치유와 위로의 힘을 온전히 느끼며, 기억 속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새로운 문화, 그리고 사람. ‘뉴컬에세이’는 예술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그 여운을 글로 옮기는 코너입니다. 공연, 전시,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문화 현상속에서 ‘지금 이 시대의 감성’을 발견합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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