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목잡는 '앱스타인 이메일 3통'에 뭐라 써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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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목잡는 '앱스타인 이메일 3통'에 뭐라 써 있길래?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14 05:4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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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제프리 에드워드 엡스타인(2019년 자살)은 미국의 억만장자 금융인이자 아동 성범죄자로, 수십 년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성적 인신매매 및 성 착취 네트워크를 운영했다. 2005년 팜비치 경찰이 그의 14세 딸에 대한 성적 학대 신고를 접수하며 수사가 시작되었고 , 이후 2019년 7월 플로리다와 뉴욕에서 미성년자 성적 인신매매 혐의로 재체포되었다.  

엡스타인은 2019년 8월 10일 뉴욕 맨해튼 감옥 독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공식 발표되었으나 ,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을 두고 타살설과 같은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엡스타인의 사망으로 인해 그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은 사라졌으며, 2019년 8월 29일 판사는 모든 형사 고발을 기각했다.  

엡스타인 사건의 파장은 그의 사망 이후 ‘엡스타인 파일’ 또는 명단 공개 명령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뉴욕 연방법원의 명령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로 그동안 익명 처리되었던 사건 연루자들의 실명이 공개될 전망이었는데 , 이 명단에는 전직 미 대통령인 빌 클린턴(50회 이상 언급된 것으로 알려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루(65) 왕자 등 정재계 및 사교계의 고위 유력 인사 150여 명의 이름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문건에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 곧 성범죄 연루나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권력자들의 폐쇄적 사교계 내에서 벌어진 구조적 문제를 폭로했다. 

앱스타인의 오랜 연인 맥스웰

성착취 사건의 핵심 공범 역할

길레인 노엘 매리언 맥스웰(64)은 엡스타인의 오랜 연인이자 성 착취 네트워크를 운영한 핵심 공범이었다. 맥스웰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성년자들을 꾀어 엡스타인에게 보내 그와의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모집책 역할을 수행했다. 

그녀는 2020년 7월 체포되어 미성년자 유인 및 성적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 2021년 12월 미성년자 성적 인신매매를 포함하여 6가지 연방 범죄 혐의 중 5가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녀는 2022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이는 그녀가 78세까지 수감 생활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맥스웰은 현재 수감 중임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79) 전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서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맥스웰은 과거 법무부 부장관 면담에서 엡스타인의 범행에 트럼프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변호인 측은 20년형이 확정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는데 , 이는 맥스웰이 트럼프 진영에 유리한 진술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형량을 감면받고자 하는 정치적 협상 카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핵심 공범의 진술이 이메일의 내용과 상충하는 지점은 트럼프의 법적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끊임없는 엡스타인 사건의 '면책 특권' 논란 

트럼프와 클린턴, 앤드루 영국 왕자도 연관

 엡스타인 사건의 전개는 해당 범죄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권력과 부를 가진 엘리트들이 법적 책임에서 면제받을 수 있도록 상호 연관된 ‘면책 특권 네트워크’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엡스타인이 수십 년간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2008년 플리바게닝(기소유예 합의)을 통해 가벼운 처벌만 받고 넘어간 초기 사례 는 사법 시스템 내에서조차 그의 네트워크가 보호막 역할을 했음을 증명한다.  

도널드 트럼프(79), 빌 클린턴(79) 등 최고위 인사가 연루되었다는 정황은 이 사건이 사법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수준의 ‘정치적 폭탄’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엡스타인이 트럼프를 '짖지 않은 개'로 묘사한 것은, 트럼프가 엡스타인 네트워크의 잠재적인 위험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사법 당국이나 언론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은 상태, 즉 '침묵의 특권'을 누리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 범죄 인지 및 연루 사실이 상호 침묵으로 보장되는 구조가 작동했음을 입증한다.  

미 하원의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관련 이메일 3통 전격 공개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메일 3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인지 수준을 추론하는 데 결정적인 정황 증거를 제공한다.

 제1 이메일 (2011년 4월 2일): '짖지 않은 개'와 피해자 접촉

이 첫 번째 이메일은 엡스타인이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것이다.  

본문 전문: "I want you to realise that the dog that hasn't barked is Trump. spent hours at my house with him. He has never once been mentioned.".  

맥스웰 응답: "I have been thinking about that….".  

 엡스타인은 트럼프가 이른바 '짖지 않은 개(the dog that hasn't barked)'라고 규정했다. 이는 셜록 홈즈 이야기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명백한 위험 요소나 증거가 놀랍게도 침묵하고 있음을 지칭한다. 엡스타인은 특정 피해자가 트럼프와 자신의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 트럼프의 이름이 수사 과정이나 언론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현상 자체를 잠재적인 폭로의 위험 또는 정치적 미스터리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 이메일은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사교계 내에서 매우 긴밀하게 활동했으며, 피해자(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프레)와 상당한 시간 동안 함께 있었다는 점을 명시한다. 

 제2 이메일 (2019년 1월 31일): '소녀들 인지'와 중단 요청 주장

  두 번째 이메일은 엡스타인이 언론인이자 작가인 마이클 울프에게 보낸 것이다. 이 교신은 엡스타인이 2019년 7월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재체포되기 불과 몇 달 전,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던 시점에 이루어졌다.                                                            본문 전문: "Trump said he asked me to resign, never a member ever. Of course he knew about the girls as he asked ghislaine to stop.".                                                                                                                                                               해석: 엡스타인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사임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결정적으로 트럼프가 "그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길레인(맥스웰)에게 멈추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트럼프와 관계가 단순한 '친분 관계'를 넘어, 엡스타인이 운영하던 불법적인 미성년자 성 착취 행위 자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직접적인 정황 증거다. 엡스타인은 트럼프가 이 범죄 시스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핵심 공범에게 중단을 요구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주장함으로써, 관계 단절의 원인이 트럼프가 주장하는 사업적 문제(트럼프 소유 마라라고 골프장 직원 빼가기)가 아니라 범죄 인지였음을 암시한다. 

제3 이메일 (2015년 12월 15일): 언론 대응 전략 논의

세 번째 이메일은 트럼프가 2016년 공화당 대선 예비 경선에 뛰어든 직후, 언론인 마이클 울프와 엡스타인 사이에 오간 것이다.   

본문 핵심 내용: 울프는 엡스타인에게 CNN이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해 질문할 계획임을 알렸다. 엡스타인은 "If we were able to craft an answer for him, what do you think it should be?” (우리가 그를 위한 답변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문의했다. 울프는 답변에서 (부분적으로) “If he says he hasn't been on the plane or to the..." (그가 비행기를 타거나, [당신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라고 응수했다. 

이 교신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의 캠프 내에서 엡스타인과의 과거 관계가 정치적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울프가 트럼프에게 사실을 부인하도록 조언하는 내용은 트럼프 진영이 이 문제를 은폐하려 했거나, 혹은 엡스타인이 이 정보를 이용해 트럼프에게 정치적 빚을 지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메일 3통은 법적인 증거보다도

사건 은폐 정황증거 가치가 더 큰

야당인 민주당의 '체리피킹' 전략?

 이메일 3통은 트럼프의 직접적인 성범죄 가담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법적 증거라기보다는,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인지(Knowledge)했으며 해당 관계를 은폐하려 노력(Concealment Effort)했다는 정황 증거로서의 가치가 훨씬 크다.  

특히 2019년 엡스타인의 이메일 주장은, 엡스타인이 궁지에 몰렸을 때 고위급 연루자들을 끌어들여 자신의 책임을 분산시키려 했거나, 혹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트럼프의 이전 행동(마라라고 직원의 이탈 문제 언급)과 겹치면서, 트럼프가 관계를 끊은 이유가 단순한 '직원 도난'이 아니라 '범죄 인지'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이 자료 공개는 정치적 목적이 명확한 '정보전'의 양상을 띤다. 민주당은 이 증거들을 정치적으로 최대화하기 위해 이메일 3통만을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체리 피킹' 전략을 사용했다. 이는 트럼프의 도덕적 결함을 부각시키고 대중의 분노를 유도하려는 명확한 동기를 반영한다. 이 증거들이 법정에서 어떤 효력을 발휘할지와는 별개로, 이미 정치적 공방의 핵심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이메일을 공개한 시점은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 해제가 확정된 직후였다. 민주당은 이 타이밍을 이용하여 트럼프에게 새로운 대형 악재를 안겨주고 정치적 관심을 돌리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된 이메일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엡스타인의 끔찍한 범죄 인지 여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하며 , 트럼프를 엡스타인의 성 착취 네트워크를 인지하고도 침묵한 인물로 규정하려 시도했다. 특히 이메일 3통만을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체리 피킹(Cherry-picking)' 전략은, 특정 정보가 담고 있는 정치적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메일 공개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당이 자신들의 실패(셧다운 문제 등)를 감추기 위해 "제프리 엡스타인 사기극"을 다시 가져왔으며, "조작된 서사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엡스타인 문제가 아닌 정부 재개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며 정치적 방어에 나섰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체리 피킹' 주장에 맞서기 위해 곧바로 대응했다. 공화당 다수는 민주당이 일부 이메일만 골라 왜곡했다며 , 같은 날 엡스타인 관련 자료 약 2,000쪽을 전면 공개하는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 전략을 펼쳤다. 이는 특정 정보에 대한 대중의 집중을 분산시키고, 민주당의 자료 공개 의도가 불순하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정치적 시도였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는 단순한 법적 투명성 확보를 넘어, 정치적 타임라인이 사법적 타임라인을 압도하는 정교한 정보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메일 3통 중 2011년과 2015년 교신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의 관계를 다루지만, 2019년 이메일은 현직 대통령일 때 작성되었다는 시기적 순서는 트럼프가 장기간에 걸쳐 엡스타인 문제와 연관되어 왔음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프레임이다.

공화당의 대량 자료 공개는 진실 규명보다는 정치적 방어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는 사건의 핵심 증거들이 이미 중립적인 영역을 벗어나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공개 행위는 트럼프의 법적 혐의를 직접적으로 입증하기보다, 그의 도덕적 신뢰도를 훼손하여 다가오는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명확한 정치적 동기를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 연대기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단편적인 만남이 아니라, 1990년대 초부터 수십 년간 플로리다와 뉴욕 사교계에서 정기적으로 교류해 온 복잡하고 긴밀한 권력 관계였다.  

관계의 시작과 공고화: 1990년대 사교계 활동

두 사람은 부유함, 부동산, 그리고 여성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친분을 쌓았다. 1990년대 초반,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이들의 주요 만남의 장소였다. 

 특히 1992년, 트럼프의 요청으로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캘린더 걸 대회에 여성 28명이 참여했으며, 이때 유일한 게스트는 트럼프와 엡스타인뿐이었다는 사업가의 증언이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바 있다. 이는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문란한 사교 활동에 초기부터 깊이 동참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정황이다. 또한, 엡스타인은 1993년 트럼프와 말라 메이플스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2002년 트럼프의 엡스타인 옹호 발언 재조명

 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2002년 트럼프가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당시 엡스타인을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미있다"고 옹호하며, "그는 나만큼 미녀를 좋아하며, 그 상대방 대부분은 나이가 어린 편"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발언은 엡스타인이 이미 2002년 이전에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사교계 내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가 이러한 엡스타인의 성적 기호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은,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부도덕한 행동 패턴에 대해 최소한 묵인하거나 무감각했음을 보여준다.

관계 단절에 대한 상충되는 주장

트럼프와 엡스타인이 언제, 왜 관계를 단절했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충되는 주장이 존재한다.

 *트럼프의 공식 주장: 2019년 트럼프는 엡스타인이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직원들, 특히 스파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빼갔기 때문에 "그만해라,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여기서 나가라"고 했으며, 그 후 관계를 끝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인력 도용을 관계 단절의 이유로 축소했다.  

*엡스타인의 이메일 주장: 2019년 1월 엡스타인이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트럼프가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그 소녀들에 대해 그만두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 소녀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두 가지 주장은 관계 단절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상반된 설명을 제공하며, 트럼프의 설명은 범죄 연루 가능성을 회피하려는 방어적 서사이며, 엡스타인의 설명은 트럼프가 자신의 범죄를 인지했다는 것을 폭로하려는 공격적 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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