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전문기관의 교육적 성장가치 - “작은 손안에 피어나는 배움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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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전문기관의 교육적 성장가치 - “작은 손안에 피어나는 배움의 숲”

베이비뉴스 2025-11-13 10:50:20 신고

영아에게는 따뜻한 품을, 부모에게는 든든한 믿음을, 사회에는 저출산을 넘어설 희망을 주는 곳. 그 출발점은 바로 가정어린이집이다. 베이비뉴스는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조미연)와 함께 '가정어린이집, 영아 보육의 본질과 미래'라는 주제로 12회에 걸쳐 릴레이 기고를 진행한다.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영아 보육의 본질과 미래를 함께 애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이번 연재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내일을 여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0~2세, 인생의 첫 1000일은 인간 발달의 기초를 세우는 시기이다. ⓒ강형주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경남이사

이른 아침, 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꼭 잡습니다.

“선생님, 오늘도 놀 거야!”

아직 발음이 서툰 아이의 말 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배움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0~2세, 인생의 첫 1000일은 인간 발달의 기초를 세우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영아는 언어 이전의 감각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손끝으로, 눈빛으로, 교사의 표정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이 경험이 ‘신뢰'(영유아기의 애착 형성은 평생의 정서 안정의 기초가 된다. 유효순(2003))라는 이름의 뿌리를 내립니다.

영아전문어린이집의 하루는 이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낯선 공간에서 엄마 품을 대신해 안아주는 품, 젖은 눈을 닦아주는 손, 놀이를 통해 세상을 알려주는 눈빛, 그 모든 순간이 교육이고, 배움입니다. 우리는 ‘가르침’보다 ‘하루하루’의 일상적 체험을 통해 배움을 키워갑니다.

◇ ‘돌봄’에서 ‘배움’으로, 그리고 유능한 학습자로

영아전문기관의 교사는 단순히 영아를 돌보는 존재가 아닙니다. 20년 동안 영아를 만나온 나는, 매일의 돌봄 속에서 교사가 먼저 ‘성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영아는 교사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영아가 서두르면 영아는 불안해지고, 교사가 미소를 지으면 영아는 안심합니다. '돌봄'이란 단순히 보호의 개념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깊은 관계의 기술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영아의 표정과 몸짓 속에서 교사는 ‘관찰의 힘’을 키우고, 그 속에는 교육의 방향을 찾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영아전문어린이집 교사의 전문성입니다. 영아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발달의 흐름을 읽고, 그날의 놀이를 영아의 기질과 감정에 맞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현장의 연구자’로서의 교사 성장입니다.

◇ 영아의 하루, 교사의 하루 – 서로의 거울이 되어

우리 반의 17개월 ‘배움이’는 요즘 스스로 신발을 신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발이 방향을 잘못 잡아 몇 번이나 넘어지지만, 그 순간을 지켜보는 교사의 눈에는 단단한 믿음이 있습니다.  기다림도 교육입니다.

교사는 손을 내밀지 않고, 영아가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기다림 속에서 영아는 자립을 배우고, 교사는 신뢰를 배웁니다. 그렇게 영아의 성장은 교사의 성장을 이끌고, 교사의 성장은 다시 영아의 배움을 키워갑니다.

◇ 체계로서의 전문성, 관계로서의 성장

영아전문기관의 진정한 힘은 ‘일상 속 성장의 체계화’에 있습니다. 하루의 루틴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안정감 속에서 자율성과 탐색능력을 키우는 교육구조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교육과 돌봄의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밥을 먹는 순간도, 손을 씻는 시간도, 낮잠에서 깨어나는 짧은 눈 맞춤도 모두 교육의 장면이 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체계적인 관찰과 기록, 그리고 팀 간의 협력입니다. 교사들은 매일의 놀이와 발달을 공유하고, 그날의 배움이 어떻게 영아의 사회적·정서적 성장으로 연결되는지를 함께 분석합니다. 이 과정은 ‘연구로서의 보육’, ‘성찰로서의 돌봄’을 실현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 함께 자라는 배움의 공동체

영아전문어린이집은 교사 혼자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가정과의 연계, 지역사회와의 협력, 그리고 유치원과의 연속성이 함께 엮여야 비로소 완전한 상태가 만들어 갑니다.

가정은 첫 학교이며, 어린이집은 두 번째 품입니다. 교사는 가정의 연장선에서 부모와 소통하고, 영아의 작은 변화를 함께 관찰하며 교육의 방향을 공유합니다. 또한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 예술, 과학 등 다양한 경험을 연결해 아이의 배움을 넓히는 것도 영아전문기관의 역할입니다.

영아는 언어 이전의 감각으로 세상을 배운다. ⓒ강형주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경남이사

◇ 다시, 첫 마음으로

영아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작은 손이 물컵을 잡는 순간에도, 첫 걸음이 흔들리는 그 찰나에도 배움은 피어납니다. 그때 교사는 한 발짝 물러서서 말없이 응원합니다. 그 믿음이 쌓여 영아의 자존감이 되고, 그 자존감이 평생의 학습력으로 이어집니다.

영아전문기관의 교육은 ‘미래를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철학’입니다. 보육과 교육이 하나로 이어지는 이 현장은, 인간에 대한 가장 깊은 신뢰와 사랑이 실천되는 자리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일은 아주 큰 일과 서로 맞물려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영아 보육의 하루는 작지만 위대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그 일상을 지켜내는 교사들의 손끝에서, 아이들의 첫 배움이 시작되고, 그 배움은 결국 ‘사람의 품격’을 만들어갑니다. 오늘도 우리는 작은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교육을 이어갑니다.

강형주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경남이사. ⓒ강형주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경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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