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코바나컨텐츠서 전달 특정…국교위원장 인사청탁용 의심
李는 대선 직후인 3월 '당선 축하선물로 전달' 주장…13일 2차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선물 시점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1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6일 참고인 조사에서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4월 말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것으로 특정하고 전달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9월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선임됐는데, 특검팀은 그가 4월께 정부가 위원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위원장이 그달 중순 자신의 이력과 관련된 문건을 준비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달 말 이 전 위원장이 인사 청탁용으로 금거북이를 건넸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첫 특검 조사에서 금거북이를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점은 2022년 3월 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후 전달한 단순 축하 선물이라는 게 이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해당 선물이 청탁 대가임을 입증하는 데 시점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물을 제공한 시점이 2022년 3월이냐 4월이냐에 따라 대가성의 입정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하는 등 교육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그런 만큼 그가 중장기 시스템을 설계하는 해당 직책을 일찍부터 염두에 두고 청탁을 꾀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금거북이가 전달된 날짜뿐 아니라 장소 등도 특정한 상태다.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가 운영한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가서 직접 건넸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이때 김 여사와 이 전 위원장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모씨도 동행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사전에 면담 시각과 사무실 주소를 전한 연락 내역을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와 이 전 위원장이 사무실 방문을 놓고 소통한 내용도 제시됐다.
문제의 금거북이는 특검팀이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시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도 나왔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그를 오는 13일 오전 10시 다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위원장은 아직 참고인 신분이지만 금품의 대가성이 밝혀지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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