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헤어 케어가 전 세계를 향하고 있다. K-뷰티의 한계 없는 성장은 계속된다.
이제 좀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매년 최고 기온을 갱신하듯 K-뷰티의 인기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으니까. 카디 비와 헤일리 비버는 한국 화장품 홍보대사로 위촉해도 될 정도고, 세계 어디서나 K-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건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흥행을 잇는 초대박 아이템이 매일 새롭게 등장하고 있으며,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서바이벌은 글로벌 OTT에서 방영 예정이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이 여전히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디바이스, 에스테틱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
그중에서도 헤어 케어는 K-뷰티의 ‘다음 무대’로 불릴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이다.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한국 헤어 케어 제품의 수출액은 세 분기 연속 증가하며 올해 3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리서치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30년까지 연 평균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헤어 케어 시장은 프랑스, 일본, 미국 등 전통의 강호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시장을 잠식해왔다. 또 인종과 모발 타입, 기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진입 장벽이 높다. 그럼에도 한국 브랜드가 입지를 넓혀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스킨케어로 쌓아온 신뢰가 헤어 케어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모발과 두피도 피부처럼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 확산되면서 고기능 성분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우수한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강점으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죠.” 어노브 브랜드 디렉터 문예인의 설명.
실제 많은 매체에서 한국 헤어 케어는 스킨케어의 연장선이라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시카, 펩타이드, 세라마이드 등 스킨케어 핵심 성분을 적용한 포뮬러를 강점으로 꼽는다. 또한 손상된 모발은 물론 피부의 연장선인 두피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예방 관리와 셀프 케어, 뷰티와 건강을 아우르는 웰니스적 접근도 자주 언급되는 인기 요인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도 한류 열풍에 힘을 보탠다. 전 세계적으로 두피와 모발 고민에 따른 단계별 루틴이 자리 잡으면서 기능성 헤어 케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 이 가운데 트리트먼트, 마스크, 앰풀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식 리추얼이 주목받으며 새로운 뷰티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취재를 하며 흥미로웠던 건, 이 분야 역시 틱톡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사실 헤어 케어는 SNS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에 즉각적인 효과와 독창적인 제형을 갖춘 제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사용 즉시 머릿결이 부드러워지는 모레모 ‘워터 트리트먼트 미라클 10’,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어퓨 ‘헤어 식초’가 대표적인 예다. “워터 트리트먼트 미라클 10을 출시할 당시, 시장에는 대부분 크림 제형 트리트먼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워터 타입이라는 제형과 10초 케어가 신선하게 다가가 미국, 중동 등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었죠.” 모레모 해외영업팀 이수연의 말.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브랜드들은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18개국에 진출해 K-두피 케어를 전파 중인 닥터그루트는 유명 스타일리스트와 메가 인플루언서의 간증 영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해외 시장에서 신뢰를 쌓는다. 닥터그루트 ABM 정윤선은 “#Koreanhaircare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소통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한다. 그 결과 ‘미라클 인 샤워 트리트먼트’를 비롯한 주요 제품이 아마존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어노브는 감각적인 브랜딩으로 기능적 가치와 감성적 가치를 모두 잡았다는 평이다. 손상모에 탁월한 제품력은 자연스러운 입소문과 리뷰 확산으로 이어졌고, 미니멀한 패키지와 트렌디한 향은 2030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북미, 유럽, 중동, 러시아 등으로 무대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커뮤니케이션과 라인업 전개도 주요 성공 전략으로 꼽힌다. 모레모는 일본 인기 배우이자 가수 나카지마 켄토를 모델로 기용해 TV와 옥외 광고를 진행했으며, 중동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헤어 살롱과 협업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국가별 소비자 취향에 맞춘 로컬 에디션, 해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두피 케어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뛰어난 제품력, 감도 높은 브랜딩, 치밀한 마케팅까지 더해졌으니 K-헤어 케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머지않아 카디 비가 한국 샴푸로 긴 생머리를 관리하는 영상이 화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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