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국내로 들어오는 엔비디아 GPU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GB200’ 계열로,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GPU 한 개당 약 1.5kW의 전력이 필요하다”며 “26만장이 가동되면 최소 3GW 이상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해, 기존 확보된 GPU까지 합친다면 대형 원전 한 기에 준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및 충청권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의 송전망 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산업단지에서는 전력 인입 지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와 한국전력은 GPU 가동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하이웨이 프로젝트 조기 착수를 검토 중이다. 이는 수도권·충청권·호남권을 고압직류송전(HVDC)으로 연결해 대규모 전력 흐름을 안정화하는 국가 핵심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클러스터가 밀집한 지역의 송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AI 데이터센터 확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압 전력망·변전소·송전 케이블 등 핵심 인프라 구축 수요가 급증하며 구리 가격까지 동반 상승 전망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리는 송전선, 변압기, 모터 등 전력 인프라의 핵심 소재로, AI 인프라 확대가 구리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ESS, EV 충전망 등에서도 구리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리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원자재 중 가장 많이 투입되는 원자재로 꼽힌다.
이번 GPU 도입과 전력망 확충 움직임으로 인해 국내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들도 주복받고 있다. 대표적인 전력 인프라 관련주로 알려진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전선, 대한전선은 물론 이들 기업에 구리를 활용한 전력 인프라·전장·가전용 소재를 공급하는 티씨머티리얼즈 등이 그들이다.
현재 세계는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구조 전반이 전력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는 반도체 기술 경쟁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GPU 26만장 가동은 단순한 IT 투자가 아니라, 구리·케이블·ESS 등 전력 생태계 전체를 자극하는 산업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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