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제 가족이 빛났으면" '전북 20년' 마치고 은퇴하는 최철순의 뜨거운 눈물 [전북 우승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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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제 가족이 빛났으면" '전북 20년' 마치고 은퇴하는 최철순의 뜨거운 눈물 [전북 우승 미디어데이]

풋볼리스트 2025-11-06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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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전주] 김희준 기자= 전북현대의 살아있는 전설 최철순이 자신을 묵묵히 지켜온 가족들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팬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전북현대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미디어데이는 클럽 뮤지엄 프리뷰 투어와 기자회견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K리그1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거스 포옛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과 전술 아래 선수들이 결집했고, 전북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나아간 결과다. 3월 16일 포항스틸러스전부터 8월 16일 대구FC전까지는 5개월 동안 리그 22경기 무패(17승 5무)로 압도적인 질주를 하며 리그 정상을 굳건히 지켰다.

최철순은 홍정호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 대미를 장식했다. 최철순은 전북 원클럽맨으로 이번 시즌 전북에서 10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시즌 초반 전북 N팀에서 뛰면서도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했고, 시즌 중후반부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경기에 나서 제 역할을 하며 전북이 시즌 말미까지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되도록 큰 도움을 줬다.

최철순은 전북에서 뛰었던 나날들을 돌아보며 "처음에 전북에 왔을 때는 팀이 재정 상태라든지 스쿼드가 좋지 않았는데 매해 점점 좋아졌다. 구단 측도 우리 한국 축구를 위해서 재정도 많이 사용해주시고 클럽하우스도 지어지면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많이 썼다. 그런 역사가 있었으니까 이런 역사관도 지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저희가 계속해서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북도 20년 동안 팀에 헌신한 최철순을 위해 은퇴식을 준비하는 걸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최철순에게도 은퇴식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최철순은 본인보다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최철순은 "내 은퇴식은 나도 빛나면 좋겠지만 나보다 나를 위해 고생해준 가족이나…"라며 울컥한 뒤 "가족들이 더 빛났으면 좋겠다. 많은 준비를 구단에서 해주신 것 같은데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환호성을 받으면서 은퇴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하 최철순 기자회견 전문.

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올 시즌 총평
포옛 감독님이 새로 부임해서 새로운 축구를 준비했다. 전 시즌 동안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다시 선수들끼리 해보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잘 준비했다. (홍)정호나 고참 선수들, 주장단들이 많이 도와줘서 팀이 하나로 융화가 될 수 있었다.

초심을 유지하는 비결
비결 같은 게 크게 없다. 꾸준히 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꾸준함이 쌓이면 기록이 되듯이 그 꾸준함으로 많은 분들한테 어필할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전북에서 20년을 돌아보면
처음 전북에 왔을 때는 팀이 재정 상태라든지 스쿼드가 좋지는 않았다. 매해 점점 좋아지고 현대도 우리 한국 축구를 위해서 재정을 많이 사용했고, 클럽하우스도 지어지면서 전북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많이 썼다. 그런 역사가 있으니까 이런 역사관도 지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전북이 계속해서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구단 전설이 된 기분
한 구단의 전설이라고까지 하기가 너무 부끄럽다. 앞으로 이런 레전드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구단에 어떻게 임했냐면 팀에 희생하는 마음을 많이 가졌다. 그 희생하는 마음이 팀에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서 좋은 성적까지 거뒀다. 나도 좋은 K리그 팀에 있기까지 계속해서 이 길을 걸어왔다.

최철순(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철순(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끝까지 전북에 남은 이유
선수로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A팀이나 N팀 번갈아가면서 경기를 뛰고 있고 A팀 경기에 못 들었을 때는 N팀에 가고 싶다고도 감독님한테 요청을 많이 드렸다. 하지만 구단에서 내게 하는 대우와 내가 이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잘 맞아서 항상 전북을 선택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필요하지만 그 뒤에서 받침되는 선수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받침되는 선수들이 팀에 해를 끼치지 않고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솔선수범해서 보여준다면 후배들도 나를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매년 임했다. 앞으로도 축구 선수로서 경기를 뛰기 위해서 운동장에서는 저의 모습을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즐겁고 재밌게 운동장에서 내 모습을 다 보여드린 것 같다.

N팀에서 경기를 뛸 때 마음가짐
N팀 경기에 간 거는 내 욕심이었다. N팀 선수가 한 명이라도 손해 보지 않게 혹시 내가 들어가면 빠지는 선수가 있느냐 물어보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경기를 하면서 모든 선수들한테 말하는 게 다 배울 점이 있다. 배울 점을 얼마나 잘 캐치해서 내 것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나는 그 선수들한테도 조금씩 배울 점을 봤고 나도 내 경험치를 나눠주면서 이 팀이 더 강해지고 똘똘 뭉치는 팀으로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N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다.

시즌 초반 부진 때와 무패행진 때 선수들에게 했던 말
나는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말은 많이 안 해줬는데 내가 운동장에서 솔선수범하고 파이팅을 많이 넣어주면서 분위기를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성적이 좋았을 때도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지만 선수들을 많이 다독이면서 경기 못 뛰는 선수까지 챙기면서 준비했다.

포옛 감독의 전술적 주문
크게 차이 나는 건 없었다. 포옛 감독님이 부임하셔서 수비적인 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다. 작년에 비해 올해 세트피스 실점이 많이 줄었다. 세트피스 때 맨투맨 하는 것을 많이 이야기한 덕이다. 감독님은 골을 많이 넣어서 이기기보다는 클린시트 경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많으시다. 그런 면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옛날에 최강희 감독님이랑 같이 하면서 맨투맨을 많이 해봤다. 그런 면에서 나와는 스타일적으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은퇴 이후의 삶
정확하게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지금 박사학위 공부도 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그런 것도 박사학위 공부를 하면서 논문 등으로 많이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더 빠르게 보여줄 수 있을지라든지 내가 생각했던 축구를 공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시즌을 치르면서 재능 기부라는 걸 많이 했다. 정말 즐거웠다. 그런 걸 하면서 나는 축구를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축구를 내 스타일대로 가르쳐줄 수 있는지 연구를 많이 했다. 그렇게 전북현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박사 학위 내용
스포츠 의학에서 트레이닝 쪽으로 많이 생각도 하고 그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트레이닝이 좋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안 받고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서 해봤는데 어렵긴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최철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전북 리그 10회 우승에 가장 공헌이 큰 세 사람
최강희 감독님 첫 번째로 뽑고 싶다. 최강희 감독님이 전북의 기조나 틀을 많이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우승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이동국 선수다. (이)동국이 형이 우리 팀의 이제 문화나 예의나 모든 것을 많이 바꿔 놓았다. 우리가 우승을 하는 데 한 획을 긋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조재진 선수 말씀드리고 싶다. (조)재진이 형이 우리 팀에 오면서 홍보 마케팅적으로 워낙 좋아졌다. 팬들도 많이 와주시고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마케팅의 힘은 정말 대단할 것 같아 재진이 형을 뽑겠다.

전주성에서 25분에 울려퍼지는 최철순 응원가
솔직히 경기장 안에 있을 때는 그렇게 잘 들리지 않는다. 경기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 밖에서 경기를 볼 때는 많이 캐치한다. 제 나름 자부심이 있고 옆에서 이승우 선수나 이영재 선수 등 모든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 형은 전북의 레전드다'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포옛 감독의 ‘레전드’ 호칭
그거 내 이름을 정확하게 모르셔서 맨 처음에 그렇게 불러주셨던 것 같다(웃음).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불러주셨다는 거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나와 많은 소통을 통해 선수들이라든지 분위기라든지 많이 물어봐주셔서 내 생각대로 대답을 해드리고 있다. 내가 더 좋은 소스가 돼서 감독님이 앞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으면 좋겠다.

최철순은 전북의 몇 번째 전설?
내가 몇 번째라고 스스로 말하기 어렵다. 나는 그냥 그 연도에 그 우승을 할 때마다 그 팀에 필요한 요소를 많이 도왔다. 감독님이 맨투맨을 하라면 맨투맨을 하고, 수비가 필요하다 그러면 수비를 했다. 가운데 서라, 측면에 서라 이런 것들을 받아들여서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다. 지금도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위치에서나 다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중앙 공격수를 보더라도 수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감이 있다.
(홍정호: 너무 겸손하게 얘기를 한다. 20년 동안 우승컵 10개 들었으면 그걸로 설명이 다 됐다. (최)철순이 형이 첫 번째다.)

최철순(왼쪽), 홍정호(이상 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최철순(왼쪽), 홍정호(이상 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최투지라는 별명과 기억에 남는 우승
최투지라는 별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다.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 반지는 2009년도에 첫 우승을 했을 때다. 그때 팬들이 운동장에 다 같이 내려와주셨다. 경기장에서 다 좋아하고 전북이 이제부터 우승을 많이 할 수 있겠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다 같이 하는 게 그때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은퇴식에 대한 생각
내 은퇴식은 나도 빛나면 좋겠지만 나보다 나를 위해 고생해준 가족이나… (최철순은 울컥해 잠시 말을 멈췄다) 가족들이 더 빛났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신 것 같은데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환호성을 받으면서 은퇴를 했으면 좋겠다.

은퇴 결정에 가족들 반응
가족들의 의사가 제일 컸다. 내 의사보다는 가족들이 여기서 좋을 때 마무리를 잘 짓자고 해서 마무리를 지었다. 나는 어디 가서나 축구를 하고 있을 거다. 은퇴를 하고서도 K7리그부터 다시 시작을 하려고 한다. 축구하는 건 아직도 좋고, 달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

지도자를 앞두고 지난 2년 경험에 대해
나는 많은 걸 통해서 경험치를 얻었다. 만약에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된다면 내 나름 철학이 있다. 내 축구만 맞다고 생각하는 건 없다. 어린 선수들이나 고참 선수들이나 다 같이 축구가 맞는 가운데 하면 조금이나마 커뮤니케이션이 돼서 잘 융화될 거다. 이 팀을 어떻게 하면 똘똘 뭉칠 수 있을 건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한 마디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우리 경기가 좋으나 안 좋으나 맨날 응원해주시고 목소리로 우리에게 힘을 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전북현대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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