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떠나는 '국민 거포' 박병호가 "아쉬움도 크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감사함"이라며 은퇴하는 소회를 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3일 오후 박병호의 은퇴를 발표했고, 박병호는 같은 날 밤 에이전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 지명을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프로야구 선수의 길을 시작했다. 처음 그라운드에 섰던 날의 설렘과 떨림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TV에서 보던 선배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하늘 아래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이 그저 믿기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LG와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삼성에서 뛰며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응원 덕분에 홈런왕으로 불리고, 400홈런이라는 큰 기록도 남길 수 있었다"며 "그라운드 위의 모든 순간이 제 인생의 큰 선물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시간이 흐르며 부상이 많아지고, 예전처럼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야구를 통해 만난 모든 사람들, 언제나 함께 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참 행복한 선수였다"고 밝혔다.
"이제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 보려 한다"고 전한 박병호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 제2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지도자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2005년 LG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는 21시즌 동안 통산 17675경기에 출전, 타율 0.272, 418홈런 1244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6차례(2012~2015년·2019년·2022년) 홈런왕에 올라 최다 기록을 썼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날려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팀 등료 르윈 디아즈(158타점)가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단일 시즌 최다 타점 기록(2015년 146개)도 박병호가 갖고 있었다.
박병호의 은퇴에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박병호는 2011년 LG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된 후 기량이 만개했고, 팀의 간판 타자로 활약했다.
2017년 넥센에서 데뷔해 단숨에 팀의 간판 타자로 떠오른 이정후는 박병호와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둘은 2019년과 2022년에는 함께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자신의 SNS 계정에 히어로즈 시절 박병호와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고 "선배님과 경기 끝나고 방에서 야식 먹으며 나누던 대화들이 아직 생생하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이라며 "제 마음 속 영원한 홈런왕이십니다"라고 적었다.
빅리그 2년차인 올 시즌 150경기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10도루 73득점의 성적을 내고 지난 9월30일 귀국한 이정후는 팬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이정후는 "인사가 너무 늦었다. 한 시즌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많은 격려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모두 감사히 받겠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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