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시각장애인 조향사이자 사진작가 박현진의 개인전 ‘감각 tran-sense-lation 횡단’이 오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factory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향을 사진으로, 그리고 사진을 감각으로 번역하는 과정을 통해 감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적 실험을 선보인다. 박현진은 빛과 물질이 만들어내는 의도적이거나 우연적인 이미지 위에, 시각장애인 조향사로서 구상한 내러티브를 결합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전시명 ‘tran-sense-lation’은 ‘translation(번역)’과 ‘sense(감각)’의 합성어로, 서로 다른 감각이 번역의 과정 안에서 교차하고 변형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향과 시각 이미지, 언어와 기억이 서로를 침투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향, 사진, 텍스트가 병치된 전시장 안에서 각각의 매체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서로를 반복하고 지시하며 감각의 확장을 이끈다. 관람객은 이 구성 속에서 향의 색과 이미지의 냄새를 동시에 느끼며, 감각이 전이되는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작업은 시각과 후각, 언어와 감정이 얽혀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여는 시도이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또 다른 언어로 옮기는 예술적 번역의 장이 된다.
전시는 감각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확장된다.
11월 22일에는 연계 토크 ‘횡단적 시작: 시각과 후각 사이를 잇는 사진들’이 열린다. 작가 박현진, 비평가 안희제, 기획자 김재아가 함께 참여해 서로 다른 감각에서 출발한 세계를 사진으로 옮기며 생겨난 질문들을 관객과 나눈다. 이 대화는 향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사진이 되는 과정을 통해 감각이 예술의 언어로 전환되는 방식을 탐색하는 자리다.
또 11월 21일, 11월 28일, 12월 7일에는 ‘하이픈 되기: 조향사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객이 직접 향을 맡고 섞어보는 조향 워크숍 형태로, 향의 이미지와 감각의 전이를 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신청 없이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작가의 작업 세계와 조향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첫날 11월 15일에는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없지만, 방문객을 위한 간단한 환영 음료가 준비된다.
‘감각 tran-sense-lation 횡단’은 서로 다른 감각의 체계를 하나의 예술 언어로 엮어내며, ‘보는 예술’에서 ‘느끼는 예술’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기획자 김재아는 향과 이미지가 서로를 번역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 감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를 펼쳤다.
박현진의 작업은 후각적 기억과 시각적 상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비롯된다. 그의 사진은 향처럼 퍼지고 스며들며 감정의 결을 시간 속에 기록하고, 관람객은 감각이 교차하고 확장되는 순간 예술이 새로운 감각의 언어로 변모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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