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영 문화칼럼니스트는 “여러 시즌 반복하면서 조금씩 시대상을 반영해 수정을 거듭하니 작품의 개연성이 더욱 단단해졌다”며 “미학적 완성도 역시 높아지고 대표 넘버들이나 대사들이 마니아 관객 사이에서 인생의 지침이 되기도 한다. 이런 흐름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롱런할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달 30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공연의 막을 올렸다. 윌 애런슨과 박천휴로 구성된 ‘윌휴 콤비’의 대표작으로, 팬층이 견고한 창작 뮤지컬이다. 2015년 트라이아웃(시범) 공연과 2016년 초연 후 총 5시즌 동안 평균 관객 평점 9.8점, 유료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이번 10주년 공연은 무대를 기존보다 확장한 550석 규모에서 펼쳐지는 데도 1·2차 티켓 판매와 동시에 전 회차, 전석 매진됐다.
‘연뮤덕’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뮤지컬 ‘팬레터’도 롱런하는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에서 영감을 받아 2016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이다. 대만·중국·일본·영국 등 해외 무대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
뮤지컬 ‘앤’(ANNE)은 2015년 서울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사업을 통해 초연한 후 2017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작으로 대학로 무대에 데뷔했다. 3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각각의 ‘앤’을 통해 서로 다른 개성을 엿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하고 연출한 국립극단 제작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고전의 힘을 실감케하는 작품이다. ‘동양의 햄릿’이라 불리는 중국 4대 비극 ‘조씨고아’가 원작이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복수와 화해 사이에서 결단하거나 갈등하는 인물들은 가히 시대 저편의 서사를 지금, 여기 관객의 삶과 연결 지어 성찰하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이번 10주년을 기념해 7번째 시즌 처음으로 1200석의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엘리펀트 송’은 실종 사건을 두고 세 인물이 벌이는 심리극이다. 복선으로 가득한 대사의 힘이 작품의 백미다. 이번 공연에는 김지호 연출을 필두로, 역대 배우들이 대거 돌아온다.
최승연 공연 평론가는 이들 작품의 롱런 비결로 “명확한 콘셉트와 주제 의식이 돋보인다”며 “작품의 보편성을 잘 살리면서도, 낡지 않은 입체적 해석의 힘이 작품을 확장해가며 N차(여러 번) 관람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했다. 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작품성을 유지하되, 지속적으로 관객과 만나기 위해 꾸준히 변화와 노력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