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동화 경상용차(eLCV) 분야에서 세계적 이정표를 세웠다.
기아는 29일 "자사 전용 PBV(Purpose Built Vehicle) 모델인 '더 기아 PV5 카고(The Kia PV5 Cargo)'가 최대 적재중량을 실은 상태에서 1회 충전으로 693.38km를 주행,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에 공식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 경상용차 부문에서 '최대 적재 상태로 주행한 최장 거리' 기록으로, 기아가 전동화 상용차 시장의 기술적 한계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 665kg 실중량 조건, 실도로 693km 주행…"실사용 효율 입증"
이번 기록은 71.2kWh 배터리를 탑재한 PV5 카고 롱레인지(4도어) 모델로 진행됐다. 차량은 최대 적재중량 665kg을 모두 적재한 상태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부의 일반 도로를 주행했다.
시험 코스는 58.2km의 도심·외곽·고도 상승 구간을 반복하는 형태로 구성됐으며, 실제 물류·배달 운행 패턴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행은 상용차 전문기자 조지 바로우(George Barrow)와 현대차·기아 유럽기술센터 선임엔지니어 크리스토퍼 니게마이어(Christopher Nigemeier)가 맡았다.
GPS 트래킹과 차량 내 카메라로 전 구간이 기록됐으며, 단 한 번의 충전으로 693.38km 완주에 성공했다.
바로우 기자는 "무게를 모두 실은 채 693km를 달렸다는 점이 놀랍다"며 "당분간 이 기록이 깨지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 "효율·실용성·비즈니스성" 세 축의 기술 경쟁력
이번 기네스 기록은 단순한 홍보용 주행시험이 아니라, PBV 차량의 실제 운용 효율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PV5 카고는 전용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기반으로 설계된 기아의 첫 PBV로, 배터리·모터·냉난방시스템 등 구동계 효율을 극대화한 구조 덕분에 실제 적재 조건에서도 전비(電費) 성능을 유지했다.
특히 ▲넓은 화물공간 ▲낮은 적재고 ▲모듈형 차체 설계로, 물류·배송 등 도심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실용성을 갖췄다.
이는 "효율 중심의 EV"가 아니라 '업무 효율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전용 플랫폼 E-GMP.S, '상용 전동화 표준'으로 부상
기아가 이번에 제시한 E-GMP.S 플랫폼은 승용 E-GMP의 구조를 PBV 전용으로 재설계한 형태다.
모듈화된 배터리팩·PE(파워 일렉트릭) 시스템·냉각시스템을 조합해 차량 목적에 맞게 배치할 수 있으며, 고전압 800V 시스템 기반으로 350kW급 초급속 충전(10→80%) 30분 완충)도 가능하다.
71.2kWh 롱레인지 모델과 51.5kWh 스탠다드 모델로 운영되며, 국내 기준 복합 주행거리는 각각 377km, 280km 수준이다.
이번 기네스 기록은 실용 적재 조건에서 '정격 주행거리의 약 1.8배'를 실현한 사례로, 배터리 효율·제어 알고리즘·열관리 기술의 조합이 실제 환경에서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 PBV 비전의 실체화…"이동을 넘어 서비스로"
기아는 이번 기록을 통해 '이동수단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라는 PBV 사업 비전을 구체화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번 기록은 기아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며 "PBV 차량이 콘셉트를 넘어 실제 운용 환경에서도 효율과 실용성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 ▲샤시캡 ▲오픈베드 ▲라이트 캠퍼 ▲냉동·내장탑차 등 다목적 PBV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며, 전동화 상용차 시장의 전영역을 포괄할 계획이다.
■ 'EV에서 PBV로'…효율 중심의 전동화 2단계
이번 기록은 단순히 '주행거리 세계 1위'가 아니라, 전기 상용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동화 1단계가 '배터리·성능 경쟁'이었다면, 기아는 이번 PV5로 '효율과 비즈니스 최적화' 중심의 2단계 경쟁을 선언한 셈이다.
즉, 단순한 주행성능을 넘어 ▲전기차의 실질 운용비 절감 ▲적재 효율 ▲플랫폼 확장성 ▲급속 충전 네트워크 연결성 등 전동화 물류 생태계 전체를 설계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기록을 넘어 산업 표준으로"
기아 PV5 카고의 기네스 기록은 단순한 '거리 경쟁'이 아니라, 전동화 물류차량이 '성능 중심에서 효율 중심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을 상징한다.
이번 성과는 기아가 2027년까지 추진 중인 글로벌 PBV 전용 생산라인(오토랜드 화성) 구축, 그리고 미래 'PBV 생태계 비즈니스'(차량–플랫폼–서비스 연계)의 실증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PV5의 성공을 기반으로 '탄소 저감·운송 효율·스마트 로지스틱스'를 결합한 차세대 EV 비즈니스 모델의 산업 표준화를 선도할 전망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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