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APEC 전 韓美 대면 무역협상 종료…李-트럼프 최종 결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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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APEC 전 韓美 대면 무역협상 종료…李-트럼프 최종 결단 남아

폴리뉴스 2025-10-23 11:29:10 신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무역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에서 귀국한지 이틀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아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양국간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종료되면서 결국 두 정상의 결단만 남게 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협상 전에는 한두가지 쟁점에 대해 양국의 입장차가 크다고 말했으나 회동 후에는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타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정책 성과 홍보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동맹인 한국에 대한 대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韓美, 2시간 동안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절충 시도

김용범, 협상 전 "양국 입장차 커" → "일부 진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워싱턴 DC의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한미 무역합의의 잔여 쟁점을 놓고 2시간 가량 협상을 벌였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지난 16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인물(러트닉)과 협상한지 불과 6일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했다.

김 실장은 이날 협상 후 기자들에게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잔여 쟁점이 한두 가지라면서 "아주 많지는 않다"고 한 뒤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더 이상 대면 협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더 얘기할 게 있으면) 화상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잔여 쟁점이 무엇인지, 또 이에 대해 어떤 진전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해결 쟁점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 방안과 관련해 현금 비율, 자금 공급 기간 등이 의제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실장은 김 장관과 함께 이날 오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에게 "많은 주제는 의견이 많이 근접해 있고, 한두 가지 주제에서 양국의 입장이 차이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언급을 했던 김 실장이 이날 미측과 협상후 "일부 진전"을 언급한 만큼 쟁점을 둘러싼 입장차가 일정 부분 좁혀진 것 아닌가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구윤철 "한미, 3500억달러 투자 구조 설계 집중"

강경화 "한미, 남은 이견 조율 중…생산적 정상회담 기대"

우리 정부 인사들도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긍정적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문제에서 통화 스와프보다는 투자 구조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한국은 직접투자, 대출, 보증이 혼합된 형태의 균형 잡힌 투자 패키지를 구성하는 데 협상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회동을 언급하며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대응 방안을 (미국)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도 같은날 동일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양측 간에 남은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생산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안보는 물론 무역·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후속 논의가 많이 이뤄졌다"며 "우리는 두 대통령이 매우 생산적인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게 되기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홍보용 성과 필요

이날 협상으로 고위 당국자들 간의 대면 협상이 일단락됐다는 것은 결국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APEC 계기 최종 합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은 이번 협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개 석상에서 '전액 선불'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정관 장관은 20일 '미국이 여전히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미투자금 납입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가 최대의 쟁점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 빨리 한국의 투자금을 받아내야 하는 정치적 시간표가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변수는 미중간 대치 국면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APEC 계기에 열릴 전망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담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과의 최종 합의가 늦어지고 삐걱대는 모양새는 보이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에 APEC 계기에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할 필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규탄하며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단결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미중관계가 갈등할 수록 미국으로선 동맹과의 관계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가능케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부서 "동맹 대우해야" 목소리…WSJ "한일 대미투자금액 비현실적" 

지난 21일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세 인하를 대가로 미국이 한·일에 요구한 투자 금액이 너무 크다면서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WSJ은 이날 사설에서 투자를 약속한 금액이 과도하게 크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러한 약속은 규모가 너무 커서 실현 가능성이 작으며, 미국의 거버넌스와 재정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WSJ은 투자회사 파이퍼샌들러의 보고서를 인용, 3500억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6.5%에 해당한다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금이 잘못 배분되거나 집행 과정에서 부패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러트닉(미 상무부 장관)과 베선트(미 재무부 장관)은 자금을 대통령과 공화당의 측근들에게 투자하라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또 미국이 대통령에게 수천억 달러를 주고 그가 원하는 대로 투자하도록 한 선례는 없었다면서, 그것도 자의적인 관세를 이용해 동맹국들에 돈을 내도록 강요해 모은 돈이라고 비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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