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거스 포옛 감독이 전북현대를 우승으로 이끈 비결을 선수들과 유대감 형성이라고 전했다.
22일 서울 마포구의 상암 누리꿈스퀘어 3층 국제회의실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하는 포항스틸러스, FC서울, 강원FC를 제외한 전북, 김천상무, 대전하나시티즌의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 정정용 감독, 황선홍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포옛 감독은 지난 경기를 통해 파이널 라운드 진입 전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홈에서 수원FC를 2-0으로 꺾었고, 같은 시간 2위였던 김천이 FC안양에 1-4로 패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전북이 정상에 올랐다.
포옛 감독도 전북의 리그 우승이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고 인정했다. 미디어데이 전 사전 인터뷰에서 "감독 커리어에 가장 큰 성과를 이뤄냈다"라며 "전북에 부임하게 된 건 지난 시즌 침체된 분위기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아서인데, 좋은 성과를 내서 우승까지 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다만 포옛 감독 우승으로 K리그에 더 많은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된 데에는 다른 의견을 꺼냈다. 포옛 감독은 "외국인 감독만 데려온다고 해결된다면 모두가 그러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며 더 중요한 건 선수들과 소통을 통한 유대감 형성이고, 그것이 전북의 우승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하 포옛 감독 사전 인터뷰 전문.
- 상벌위원회 출석은 어땠는지
이미 끝난 일이라서 ‘노 코멘트’ 하겠다.
- K리그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
나는 다소 구식 감독이다. 그래서 축구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든 선수든 심판이든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걸로 우리 플레이 시간이 멈추고 지연되는 건 좋지 않다. 경기 중간에 물을 마시는 ‘쿨링 브레이크’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때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구의 ‘타임 아웃’과 같다. 이런 규정들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기술이 있다고 100% 맞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내가 너무 늙었고, 여러분은 매우 젊어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다만 골라인 판독 기술은 전 세계에 보급돼야 한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이 주장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지는 모르겠다.
- 전북 우승의 의미
감독 커리어에 가장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아마 가장 큰 인정은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절 선덜랜드에서 그 팀을 잔류로 이끈 걸로도 많은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개인적인 커리어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전북에 부임하게 된 건 지난 시즌 침체된 분위기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아서였다.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좋은 성과를 내서 우승까지 해 기쁘다.
- 선수들의 사생활 존중
나는 선수들의 프로 생활과 사생활을 구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경기장에 있을 때는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훈련이 끝나고 오후 5시에 전주에서 산책하다가 본다면 그건 사생활이다. 거기서는 내가 그들의 보스가 아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것 같다. 선수들도 프로 선수로서 자신과 개인적인 자신을 구분하고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는 걸 좋아한다.
- 지난 1년간 한국 축구에 대한 인상
기술적으로는 정말 좋은 리그라고 생각한다. 많은 공격수들이 기술적이고 퀄리티가 높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이 포진돼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팀이 그 선수들에게 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팬들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다. 골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다르다. 나는 실용적인 사람이다. 수비적으로도 실점을 최대한 줄이고, 공격할 때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4-3으로 이기는 걸 선호할 수 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1-0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게 우리가 수비적인 축구를 한다는 건 아니다. 1-0 얘기를 했지만 실점을 최대한 줄이고 골도 많이 들어가는 게 최고다. 개개인으로 보면 한국에는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른 리그에 가서도 충분히 통할 만하다. 선수들이 프로답게 잘 행동하고 훈련장에서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한국 축구가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K리그가 국제적인 명성을 더 쌓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나라에서도 K리그를 주목할 거다. 그 점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 FC안양전 ‘식스백’ 승리 비하인드 스토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그 경기 이후 대전 원정에서 대여섯 명 선발을 교체했는데 당시 대전은 1등이었고 우리는 아직 베스트 11을 찾는 중이었다. 그렇게 수비적인 방법을 써서 이기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는 아니었다. 그 경기 후에 다른 선수들을 투입하며 다른 축구를 시도했다. 그건 오직 그 경기를 이기기 위한 판단이라고 선수들에게도 말했고 내가 미쳤나 생각도 했지만 결과를 얻었다. 예전에 첼시에서 4년간 뛰었는데 많은 트로피를 들었지만 리그는 들지 못했다. 내 생각엔 1-0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상적인 축구로 승리하고 우승하기를 언제나 원했지만 이런 꾸역승도 우승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 홍정호와 김진규 선발 투입 시기와 이유
그 당시에는 공 소유를 더 많이 해야 하고 우리의 플레이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선수들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는 그 생각이 잘 구현되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작년에는 전북이 4-4-2를 사용했고 김진규는 세컨 스트라이커에 가깝게 플레이했다. 반면 나는 4-3-3을 쓰는 감독이었다. 홍정호 선수는 프리시즌 대부분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그때는 김영빈 선수와 박진섭 선수 조합을 사용했고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영 선수가 직전 경기 퇴장을 당했고, 박진섭 선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린 뒤 홍정호 선수를 투입하면서 계속 이겨나갔고 쭉 좋은 분위기로 갔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이런 상황들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곤 한다. 나는 K리그에 처음 왔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런 상황들이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
- 파이널 라운드에 새로운 시도를 할 건지
최대한 해볼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승이 확정됐어도 남은 다섯 팀의 경쟁이 남았으니 똑같이 임하겠다. 나는 실험을 한다고 쳐도 다른 팀들의 순위는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그들의 경쟁에 영향을 미칠 생각은 없다. 그래도 남은 경기 중에서 한두 자리 선수 변화를 가져갈 거다. 그 선수들이 선발로 뛸 만한 자격이 있기에 그 선수를 투입할 것이고 차차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도 구현할 계획이다. 다음 시즌 준비 과정에 돌입했고 다음 시즌을 위한 몇 가지를 체크하면서 파이널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 한두 경기는 코리아컵 결승에 대비한 선수 기용을 하려 한다. 우승하긴 했어도 힘든 한 달이 될 것이다. 경기를 뛰면서 부상 방지도 해야 하고 코리아컵 결승도 대비해야 하고 선수들 동기부여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토요일에 파격적인 기용은 없을 거다. 아예 2군 팀을 넣거나 N팀에 있는 선수를 넣지는 않고 조금만 바꿀 생각이다. N팀은 절대 아닐 거다.
- K리그 외국인 감독 필요성 대두와 의견
외국인 감독만 데려온다고 해결된다면 모두가 그러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여기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선수들과 소통이다. 특히 우리 선수들은 지난 시즌 굉장히 나쁜 시즌을 보냈고 새로운 감독과 함께하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올라온 것 같다. 감사하게도 선수들은 우리 사단이 한국에 처음 온 외국 코치임에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잘 수용해줬다. 시즌이 시작하고 처음 한 두달은 ‘지난 시즌은 이렇게 해다’라는 피드백이 많이 왔다. 예를 들면 A매치 휴식기에 4일 휴식은 너무 긴데 작년에는 이틀만 쉬었기 때문이라는 식이었다. 내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지난 시즌에 대해 생각하지 않겠다는 거였다. 결론은 외국인 감독이 오더라도 선수들과 유대감 형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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