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신작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이 남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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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신작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이 남긴 메시지

이슈메이커 2025-10-21 09:05: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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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신작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이 남긴 메시지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하는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은 아이들의 웃음만을 겨냥한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제작사 ㈜브레드이발소의 대표이자 감독인 정지환에게 개봉은 매번 시험과 같다. 만들 때는 담담하지만 막상 스크린 앞에 서면 수험생처럼 긴장이 엄습한다. 그 긴장감은 두려움이 아니라 책임에 가깝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되기까지 연출, 사업, 팀 운영이 한 사람의 어깨에서 만나는 현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영화에 유혹과 감정을 다스리는 메시지를 담았다. 

 

ⓒ(주)브레드 이발소
ⓒ(주)브레드 이발소

 

K-캐릭터의 시작과 미래, 브레드 이발소
정지환 대표의 출발은 혼자였다. 시스템보다는 창작자의 개인 역량이 스튜디오를 움직였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캐릭터 디자인, 액팅 레퍼런스, 3D 모델링, 영상 제작과 업로드까지 모든 공정이 내부에서 빠르게 이루어졌다. 초기 단계에서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출판과 완구 라이선싱을 열어냈고, 이는 브랜드의 첫 수익원이 되었다. 이러한 과감한 행보는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보기 드문 실행력이었다. 그러나 개인 역량 중심의 구조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여전히 방송사 중심 편성 구조와 제작비 제약에 묶여 있는 현실에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브레드 이발소가 매년 TV 시즌과 극장판을 병행하는 리듬을 추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짱구, 도라에몽, 코난처럼 극장판은 장수 캐릭터 브랜드의 기본입니다.” 이처럼 정지환 대표의 메시지는 단순한 포부가 아니라 전략이다.


  브레드 이발소가 극장판을 이어가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비즈니스 안정성이다. 극장 개봉은 단순한 티켓 매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2차 유통, OTT, 캐릭터 상품과 맞물리며 스튜디오의 기반을 강화한다. 둘째, 창작의 확장성이다. 단편 시리즈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세계관 확장이 극장판을 통해 가능하다. 셋째, 팀의 역량 축적이다. 콘티, 액팅, 조명, 파이프라인 운영 등 전 과정이 한 단계씩 도약하며, 결과적으로 인력이 성장한다. 이는 자연스레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도 이어진다. 현재 브레드 이발소는 이탈리아, 몽골,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에서 현지 방영과 상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순 번역을 넘어 현지화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는 “언어와 관습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현지 파트너십 없이는 관객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본질과 브랜드의 선은 본사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케데몬’ 열풍을 이어받아 한국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IP로 자리 잡기 위한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결국 정 대표의 방향성이 ‘K-캐릭터’의 시작과 미래다. 한류가 음악과 드라마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의 확장과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사례로 스스로를 세우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이 브레드 이발소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보기 드문 자생적 성장 사례’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브레드 이발소
ⓒ(주)브레드 이발소

 

베이커리타운의 악당들, 웃음 뒤에 남는 질문
이번 극장판의 주인공은 여섯 빌런이다. 감자칩, 케이크 여왕, 악당 파이, 레드벨벳, 크루아라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무대를 채운다. 일곱 가지 대죄를 변주한 캐릭터 설정이 그 기반이 되었다. 이중 정 대표는 특히 레드벨벳 캐릭터를 각별히 다뤘다. 레드베리 음료라는 일상의 소재에서 착안해 캐릭터를 설계했고, 집단 서열과 합체 액션, 초코와의 대치 구도를 더했다. 신선한 설정과 경쾌한 리듬은 액션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단순한 볼거리 너머에 있다. 달콤함에 취해 스스로를 잃지 않는 법, 일상의 유혹 앞에서 균형을 되찾는 법이다. “제가 전하고 싶은 건 결국 자기 절제와 균형입니다.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모두 필요한 덕목입니다.” 제작 과정의 가장 큰 고비는 교도소 에피소드였다. 결말을 책임지는 챕터인 만큼, 교도소 운동장·식당·소장실까지 세트를 새로 설계했다. 일정은 촉박했지만 액션 동선과 감정 곡선을 맞추기 위해 수차례 수정했다. 그는 “마지막에서 타협하면 영화 전체가 무너집니다. 끝까지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죠”라고 회상한다. 이번 작품은 옴니버스 구조를 택했다. 10분 안팎의 에피소드 여섯 편을 한 편으로 엮은 방식이다. 이는 현재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호흡을 극장 스케일로 확장해 완성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자, 차기 장편으로 넘어가기 위한 예행 연습이다. 내년 이후에는 20분 세 편 묶음, 30분 두 편 묶음 등으로 호흡을 늘려갈 계획이다. 

 

ⓒ(주)브레드 이발소
ⓒ(주)브레드 이발소


  추석 연휴 개봉을 앞두고 ‘32만 명’이라는 목표 관객수도 명확하다. 하지만 정 대표는 단순히 숫자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이번 극장판은 내년에 선보일 오리지널 장편으로 가는 브리지”라며, 옴니버스 구조에서 장편 세계관으로 확장하는 과도기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차기작은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대규모 세계관으로, 마을 전체를 리빌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된 글로벌 프로젝트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고 “이런 시도 자체가 K-애니메이션에 좋은 자극”이라며 “K-콘텐츠는 음악, 드라마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도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환 대표에게 브레드와 윌크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는 “브레드는 지금의 나 자신이고, 윌크는 젊은 시절의 나를 닮았다”라고 말했다. 두 캐릭터가 서로를 비추며 성장하듯, 브레드 이발소 역시 관객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듯 콘텐츠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제작자로서의 책임감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 “세계와 연결되면서도 우리만의 색을 잃지 않아야 한다. 독창성과 진정성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추석, 브레드 이발소는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웃음을 넘어 삶의 태도를 건네는 가족형 애니메이션, 그리고 그 중심에는 흔들림 없이 버티는 정지환 대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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