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년 전 중국 신석기인, 인간 두개골로 컵과 가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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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년 전 중국 신석기인, 인간 두개골로 컵과 가면 제작

데일리 포스트 2025-10-20 12:1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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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가면형 얼굴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중국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가면형 얼굴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 저장성 일대의 리앙주(良渚) 유적에서 약 5,000년 전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인간의 뼈를 가공해 만든 '두개골 컵'과 '가면형 얼굴뼈' 등이 다수 발견됐다. 죽은 이를 기리는 목적이라기보다, 인간의 유골을 일종의 물질적 재료로 다루던 당시 사회의 독특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연구는 일본 니가타보건복지대학의 사와다 준메이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 인간의 뼈를 '가공품'으로 본 리앙주인

연구팀은 리앙주 문화권 내 다섯 개 유적지에서 총 183점의 인골을 분석한 결과, 이 중 52점에서 절단·연마·천공 등 도구로 다듬은 흔적을 확인했다. 인골 대부분은 운하나 해자(성벽 바깥의 물길)에서 출토됐으며, 완성되지 않은 채 버려진 미완성품이 전체의 약 80%에 달했다.

이 같은 양상은 당시 사람들이 인간의 뼈를 신성하거나 귀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다른 재료처럼 다뤘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뼈 표면에서 폭력이나 사후 훼손 흔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며 "시신이 자연스럽게 부패한 뒤 남은 뼈를 수습해 가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공 부위 중에서는 두개골이 가장 두드러졌다. 네 구의 성인 두개골은 수평으로 절단돼 '두개골 컵' 형태로 만들어졌고, 또 다른 네 구는 위아래로 쪼개져 얼굴 형태의 '가면형 얼굴뼈'로 다듬어져 있었다. 이 밖에도 바닥을 평평하게 만든 아래턱뼈나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팔다리뼈도 발견됐다.

중국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두개골 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중국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두개골 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 도시화가 만든 '익명화된 죽음'

리앙주 문화는 동아시아 최초의 도시 문명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약 200년간 이어지다 사라진 인골 가공 관습이 급격한 도시화와 관련이 깊다고 해석한다.

기원전 3300년에서 2300년 사이 리앙주 사회는 대규모 도시로 성장하며 계층 분화가 심화되고, 다른 공동체와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과거에는 죽음이 공동체 전체의 기억 속에 남았지만, 도시 사회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면서 '익명화된 죽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약 5,000년 전 현재의 중국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평평하게 다듬어진 아래턱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약 5,000년 전 현재의 중국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평평하게 다듬어진 아래턱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Scientific Reports

연구팀은 이러한 사회 변화를 '죽음의 탈개인화(de-personalization of death)'로 설명한다. 인간의 뼈가 조상을 기리는 성물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제작되고 버려지는 하나의 재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만 일부 두개골 컵이 리앙주 고위층 무덤에서도 출토된 점을 감안하면, 종교적 혹은 의례적 기능이 병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사성탄소 연대분석 결과, 이러한 인골 가공은 기원전 3000년에서 2500년 사이 리앙주 문명이 가장 번성하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앞으로 인골의 출처와 제작 과정을 추가 분석해, 도시화가 인간의 죽음 인식에 미친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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