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전쟁의 상흔 너머 인간의 존엄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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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전쟁의 상흔 너머 인간의 존엄을 노래하다

뉴스컬처 2025-10-20 12:07:02 신고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포스터.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포스터.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창작 초연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가 9일간의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격적인 무대에 올랐다. 오는 12월 28일까지 극장 온에서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전쟁 이후의 상처를 담담하게 들여다보며 한 인간의 기억과 가족의 비밀, 그리고 역사적 진실 사이에 놓인 질문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작품은 1961년을 배경으로, 전쟁 중 실종된 형을 찾아 나선 대학생 이우현의 시선을 따라 펼쳐진다. 이야기의 출발은 사적인 상실이지만, 그 여정은 점차 민간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에 닿으며 ‘기억과 책임’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마주한다. 극은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유효한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잊어야만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끝까지 기억해야 하는가?”라는 중심 질문은 이 작품이 지닌 철학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한다.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공연사진.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 공연사진. 사진=오차드뮤지컬컴퍼니

무대는 감정의 격랑보다는 절제된 시선으로 감춰졌던 진실을 하나하나 드러낸다. 오프닝 넘버 ‘이름 잃은 약속’은 피아노와 보컬이 맞닿은 섬세한 조율로 프롤로그를 열고, ‘그러니 노래하라’는 전쟁의 파편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합창으로 들려준다.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메꽃 피던 곳’은 남겨진 이들의 상실과 그리움을 섬세한 언어로 표현해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외에도 ‘사람이 사람에게’, ‘언젠가의 오늘’ 등 주요 넘버들은 인간의 연대, 용서, 그리고 기억의 지속에 관한 메시지를 음악적 결로 그려내며 작품의 서사를 단단히 지탱한다.

극본과 연출은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소극장 작품상을 수상한 ‘홍련’의 배시현 작가가 맡았다. 배 작가는 젊지만 단단한 시선으로, 역사와 개인의 경계에서 태어나는 감정의 진폭을 치밀하게 포착했다. 음악은 강철 작곡가가 맡아, 섬세하고 서정적인 사운드로 무대를 감싸 안는다. 창작자 둘은 전쟁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감정에 함몰되지 않고, 그러나 외면하지도 않으며 자신만의 언어로 직조해냈다.

무대 위 13명의 배우들은 각자의 인물을 섬세하게 구축하며, 절제된 감정과 밀도 있는 연기로 관계의 균열과 회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조명과 무대, 사운드 디자인은 1961년의 시대적 질감을 사실적으로 복원하며,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녹여낸다. 그 결과, 무대와 객석 사이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관객은 마치 한 시대의 기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는 전쟁 이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이자, 기억이 어떻게 삶의 한가운데에 놓이는지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단지 과거의 비극을 무대에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비극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말을 거는지를 묻는다. 공연이 품고 있는 고요한 울림은, 역사의 한 조각이 아니라 지금 이곳의 질문이자 응답이다.

제작사 오차드뮤지컬컴퍼니 측은 “궂은 날씨에도 공연장을 찾아 주신 관객 덕분에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른 만큼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뮤지컬 ‘이름 없는 약속들로부터’는 오는 12월 28일까지 극장 온에서 공연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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