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에 가담했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한 것을 두고 일부 교민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그들은 아마 피해자이자 가해자일 것이다. 우리 국민이기에 구출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지난 18일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우리나라로 송환됐다. 캄보디아 경찰이 범죄 단지 급습 작전을 폈을 때 붙잡힌 이들로, 피의자 신분으로 우리나라 경찰이 조사를 통해 범죄 가담 여부와 가담 정도를 가려내야 한다.
이와 별개로 비슷한 시기에 민주당 재외국민 안전대책단장을 맡고 있는 김병주 최고위원이 제보를 받고 직접 캄보디아로 가 범죄 단지에서 한국인 3명을 구출했다. 하지만 구조 과정에서 문신을 한 모습 등이 노출되며 이들이 진짜 피해자가 맞느냐는 논란과 함께 정치인이 구출 과정에 나선 것을 두고 일부 교민 사회에선 "정치인들의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출된 인원 중 양 팔에 문신을 한 청년의 사진이 공개되자 "정말 피해자 맞나"라는 지적도 나오면서 "피해자가 아닌 범죄 피의자, 범죄 가담자를 구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맞닥뜨렸다.
캄보디아 일부 교민 "정치인들의 정치쇼" 비판 나와
김 최고위원이 구출한 인원을 두고 캄보디아 일부 교민들 사이에서 '과한 정치적 쇼'라는 비판이 나왔다. 본인을 '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는 사업가'라고 밝힌 A씨는 18일 페이스북에 "제발 이 상황을 이용하지 마시라.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절박한 교민들은 정치인의 쇼에 휘둘릴 정도로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의원의 페이스북을 보고는 교민들의 감정은 폭발할 것 같다. 당신이 구출했다고 자화자찬한 그 청년은 구출 건인가, 아니면 경찰에서 조사해서 구속해야 할 건인가"라고 반문했다.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피의자 신분임에도 마치 선량한 피해자를 구출한 것 같은 서사를 지나치게 홍보했다는 것이다.
해당 교민은 "김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SNS에는 마치 본인이 구조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이 공개한 사진 속 청년에 대해선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은 이미 급습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나 한국 측의 신호가 오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며 "정치적 효과를 노린 홍보용 쇼가 아니었느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으며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 뿐"이라며 "정치인이 언론과 SNS에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달라는 교민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 정치인들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범죄가 범죄를 낳는 구조임을 눈으로 목도하고도 구조 프레임을 짜고 본인을 영웅처럼 홍보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김병주 "생명 담보할 수 없어 구출, 당연한 일" 해명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 용의자를 구출했다'는 교민들의 비판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들 모두 로맨스 스캠 초기 단계 일을 했다고 하더라.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면서도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시선집중> 에 출연해 "강압에 의한 면도 있고 사기를 쳤으니까 우리 국민 중 피해를 분들도 있을 것이다"이라며 "국가의 역할은 국민 생명부터 지켜내야 하기에 일단 구출,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를 통해 법적 처벌을 하고 처벌이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배의시선집중>
팔에 문신이 가득했던 정모 군에 대해선 "정모 군은 제 지역구인 남양주을 주민의 아들로, 부모가 시의원을 통해 제발 우리 아들을 구출해달라고 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에 잡힌 분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분도 꽤 있고, 부모하고 통화를 원치 않는 분들도 있다. 다행히 제가 구출한 3명 모두 한국행을 원했고, 간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초범들"이라며 "구출한 3명 모두 현지 경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출 후 법적책임 물어야…수사 단계서 얼굴공개 유감"
구출된 청년들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선 "유감이다. 청년의 얼굴까지 공개했는데 개인정보 보호 면에서 조사를 받아야 되는 상황 아닌가. 범죄에 어느 정도 가담이 됐는지 확인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 인터뷰에서 수사 단계에서 얼굴에 공개된 것에 유감을 표하며 "그들은 20대 젊은이고,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일 수 있다. (수사 후)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개인 정보가 노출된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현정의뉴스쇼>
그는 "국가의 최고 책무는 위험에 빠진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범죄 소굴에 빠진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는 일단 구출하고, 국내로 송환하고 수사를 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며 "법적 책임 이후에는 정상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야 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일부 교민들의 '정치쇼' 지적에 대해선 "장소가 어느 정도 식별되면서 캄보디아 차관급과 대사관 등을 소집해 토의를 했다. 교포 분들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신속한 작전을 위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위급 캄보디아 분이 여러 군데서 하다 보면 범죄 단지에 정보가 누출될 수 있어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가 한인회에 단일화 필요성을 말했고 그분들도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 좀 배제되는 것 같은 분위기다 보니까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아주 비밀리에 돼야 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제가 정보 공개를 못 했다. 좀 서운하셨을 것 같고 또 그렇게 생각했을 수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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