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16강에서 한국을 꺾었던 모로코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훌리오 마르티네스 프라다노스에서 2025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 모로코가 아르헨티나에 2-0으로 이겼다. 모로코는 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모로코는 이날 ‘해결사’ 야시르 자비리를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자비리는 전반 12분 페널티아크 바로 오른쪽에서 절묘하게 수비벽을 빗겨가는 슈팅으로 왼쪽 상단에 공을 밀어넣었다. 가까운 곳에 산티노 바르비 골키퍼가 있었지만 워낙 슈팅이 근거리에서 날아왔던 데다 수비벽에 시야가 가로막혀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힘들었다.
자비리는 전반 29분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을 질주한 오트만 마암마가 수비를 완벽히 제친 뒤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자비리가 가장 먼저 낙하지점을 포착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비리는 이번 대회 신민하의 자책골을 이끌어내는 등 16강부터 3경기 연속으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독특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 결승에서는 스스로 2골을 만들어내며 주인공이 됐다.
이번 경기 두 번째 득점을 도운 마암마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고, 자비리는 실버볼을 받으며 모로코가 우승팀 자격이 충분했음을 인정받았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내내 자신들의 색깔을 잘 유지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모로코는 점유를 못하는 팀이 아니지만, 필요하면 공 소유에 얽매이는 대신 과감하게 실리 축구를 펼쳐다. 모로코가 16강 이후 점유율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차지했던 적은 없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16강에서 전반 57%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모로코는 후반 13분 자비리의 추가골이 나오자 곧장 굳히기에 들어가 후반 35% 낮은 점유율로도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단 25% 점유율을 보이면서도 전반에만 7개의 슈팅을 때려 2골을 얻어내는 효율을 발휘했다. 후반에는 슈팅을 거의 시도하지 않으며 지키는 데 집중했고, 아르헨티나도 마무리 세밀함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모로코를 넘어서지 못해 대회 최다 우승팀(6회)의 자존심을 이어가지 못했다.
모로코는 최근 들어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성과를 내며 신흥 강호로 급부상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비슷하게 점유 대신 전환 속도를 중시하는 축구로 4강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모로코는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아우르는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걸로 평가받고 있으며, 노력의 결실을 차례차례 맺고 있다.
사진= 국제축구연맹 X,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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