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제철 채소가 풍성한 시기다. 햇살이 약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몸에 좋은 나물과 잎채소를 더 찾는다. 샐러드, 쌈, 데친 나물 등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단은 건강의 기본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일부 채소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하지만, 특정 성분이 체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해 오히려 빈혈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채식 위주 식단을 지속하거나 육류 섭취가 적은 사람은 이런 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철분 부족은 단순히 피로감만이 아니라 손발이 차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래의 채소들은 영양가가 높지만, 섭취량과 조리법을 주의해야 하는 식품들이다.
1. 흡수가 잘되지 않는 철분 '시금치'
시금치는 철분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그 철분은 ‘비(非)헤므철’ 형태로 존재한다. 이는 동물성 철분에 비해 체내 흡수율이 10분의 1 수준으로 낮다. 여기에 시금치 속의 옥살산(oxalic acid)은 철분과 결합해 불용성 염을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체내 철분 이용을 방해한다. 생시금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철분 흡수 저하뿐 아니라 소변의 산성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
시금치는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옥살산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조리 시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이나 피망, 레몬즙을 곁들이면 철분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은 칼슘이 철분과 경쟁해 흡수를 떨어뜨리므로 시금치 요리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2. 엽산이 풍부하지만 질산염·옥살산이 문제 '근대'
근대는 칼륨과 엽산이 풍부해 임산부나 성장기 영양식으로 자주 권장되지만, 시금치처럼 옥살산 함량이 높고 질산염(nitrate) 도 많다. 이 질산염은 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즉, 혈액이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피로와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근대를 날로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반드시 데친 후 물에 여러 번 헹궈 옥살산과 질산염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철분 보충을 위해 육류나 두부, 해조류와 함께 먹는 것이 좋고, 하루 권장량은 한 줌 정도로 충분하다. 근대국이나 나물로 섭취할 때도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염분이 높을수록 철분 대사에 부담을 준다.
3. 섬유질은 많지만 피틴산이 철분을 잡는다 '무청'
무청은 칼슘과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지만, 피틴산(phytic acid) 이 다량 들어 있다. 피틴산은 곡물과 채소의 저장 성분으로, 철분·아연·칼슘 등 미네랄과 결합해 불용성 형태로 만들어 흡수를 막는다. 무청을 매일 많이 섭취하면 장내 미네랄 균형이 깨지고, 오히려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생길 수 있다.
무청 시래기나 무청 된장국처럼 익혀 먹으면 피틴산이 일부 분해돼 흡수율이 개선된다. 조리 과정에서 두부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재료를 함께 넣으면 영양 균형이 맞춰진다. 특히 무청 시래기에는 엽록소가 많아 위산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데, 이는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공복에 먹기보다는 식사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위에는 좋지만 혈액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양배추'
양배추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비타민 U(메틸메티오닌) 성분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폴리페놀계 항 영양소와 비타민 K가 함께 들어 있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촉진하므로, 빈혈 환자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양배추즙이나 생양배추를 과다 섭취하면 위산 분비가 줄어 철분의 용해가 어렵다. 철분은 위에서 산성 환경을 만나야 이온화되는데, 위산이 부족하면 흡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양배추를 살짝 익히거나 김치처럼 발효된 형태로 섭취하면 항 영양소가 분해되고 소화도 쉬워진다. 특히 젖산균이 풍부한 양배추김치는 장 내 철분 흡수를 돕는 유익균의 활동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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