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끝나버린 로드리 시대, 펩시티가 전술 실험에 나선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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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끝나버린 로드리 시대, 펩시티가 전술 실험에 나선 진짜 이유

풋볼리스트 2025-10-17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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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드리(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영광스러운 시대를 떠올릴 때, 펩 과르디올라와 로드리의 이름은 빠질 수 없다.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유산이 ‘지배’와 ‘질서’의 축구였다면, 그 질서를 유지하던 조율자가 바로 로드리였다.

그는 팀의 심장이자, 패스의 리듬을 설계하는 완벽한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 발롱도르 수상자 로드리가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최근 칼럼을 통해 “로드리의 부상은 단순한 전력 손실이 아니라, 맨시티 전술의 한 시대가 끝났음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과르디올라의 팀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전술 실험을 통해 진화해왔다.

인버티드 풀백, 볼플레잉 골키퍼, 가짜 9번, 박스형 미드필드 등은 모두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매번 그 중심에는 한 명의 영웅이 있었다. 페르난지뉴가 수비적 균형을 담당하던 시기, 케빈 더 브라위너가 창의성을 책임지던 시기, 그리고 ‘로드리의 시대’가 있었다.

■ 통계가 증명한 ‘로드리의 존재감’

로드리가 있었던 시절, 맨시티의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공 점유율은 60%를 상회했고, 90분당 패스 수는 700회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그의 부상 이후 수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올 시즌 맨시티의 평균 점유율은 57.6%, 패스 수는 541회로, 과르디올라가 지휘한 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바르셀로나나 바이에른 뮌헨 시절보다도 떨어지는 기록이다.

결과 또한 통계로 증명된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2021-2022시즌 이후 맨시티는 로드리가 뛴 111경기에서 8패를 당한 반면, 그가 빠진 48경기에서는 14패를 기록했다. 로드리와 함께할 때 경기당 평균 승점은 2.4점, 그가 없을 때는 1.8점으로 떨어진다.

작년 후반기의 급격한 성적 하락은 그가 마지막으로 뛴 아스널전 이후 시작됐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를 “결과가 절벽에서 떨어지듯 급락했다”고 표현했다.

 

■ 펩의 새로운 실험: 점유에서 전환으로

과르디올라는 그 이후 또 한 번의 전술적 실험에 나섰다. 그는 과거의 ‘점유율 중심 축구’를 내려놓고, 훨씬 더 빠르고 직접적인 공격 전환 방식을 도입했다. 이제 맨시티의 공격은 미드필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폭발적인 윙어들이 중심이 되는 ‘속도 중심형 축구’로 변모했다.

실제로 맨시티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빠른 역습으로 만든 골’ 부문 공동 1위(3골)를 기록 중이다. 제러미 도쿠, 사비뉴, 오마르 마르무시 같은 신예들의 영입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과르디올라는 로드리의 부재를 ‘전략적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모나코전 이후 “로드리는 대체 불가지만, 그는 3일마다 뛸 수 없다. 한 선수가 모든 경기를 소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브렌트퍼드전에서 로드리가 다시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자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그를 아끼려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르디올라의 언급은 상징적이다. 그는 이제 로드리를 팀의 ‘절대축’이 아닌, ‘한 부분’으로 바라보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 “로드리는 여전히 핵심이지만,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물론 로드리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그의 패스 템포, 공간 인식, 압박 저항 능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더 이상 로드리의 완벽함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공격 전개를 넓게 펼치며, 엘링 홀란이 뒷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도쿠와 같은 드리블러는 그 전환 속도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맨시티는 2025년 들어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올해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승점은 2.04점, 총 55골을 기록하며 리그 최다 득점팀에 올라 있다. ‘로드리 중심의 통제된 축구’ 대신 ‘속도와 공간을 활용하는 유연한 축구’로의 전환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를 “펩의 가장 현실적인 진화”라고 표현했다.

결국 로드리는 여전히 맨시티의 핵심이지만, 더 이상 모든 해답은 아니다. 그는 펩 체제의 중요한 톱니바퀴로 남아 있지만, 팀 전체가 그의 존재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구조적 변화를 감행했다. 로드리 역시 “나는 메시가 아니다. 돌아왔다고 해서 팀이 매주 이길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이제 맨시티는 한 명의 천재가 아닌, 집단의 유연함으로 승리하려는 팀으로 변하고 있다.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늘 진화해왔다. 이번에는 ‘지배’에서 ‘전환’으로, ‘통제’에서 ‘유연함’으로의 진화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에는, 역설적으로 ‘로드리의 부재’가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스카이스포츠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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