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주장 손흥민이 확 줄어든 관중석을 보며 와준 축구팬들에게는 고마움을, 더 많은 축구팬들을 불러오지 못한 점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국가대표 평가전을 가진 대한민국은 파라과이를 2-0으로 꺾었다. 앞선 10일 같은 장소에서 브라질에 당한 0-5 대패의 아픔을 어느 정도 씻고, 10월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 포트 배정에서 2번 포트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력 외에 눈에 띈 건 텅텅 빈 관중석이었다. 이날 공식 관중은 22,206명이었다. 경기장 정원이 약 64,000명 수준이고 A매치는 매진이 흔했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흥행 실패다. 당장 브라질전도 매진이었다.
2020년 전후 대표팀 인기가 치솟으면서 단순 매진을 넘어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로 티켓팅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서울 월드컵경기장 A매치가 2022년 3월 이란전이었는데, 이때 매진을 시작으로 이후 10경기 동안 대부분 표를 다 팔았으며 적게 팔린 경기도 59,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상 징후는 올해 들어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잔디 문제로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못 쓰던 한국은 올해 6월 이 구장으로 돌아왔는데, 쿠웨이트전에서 41,911명을 기록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매진되던 흐름이 끊겼다. 슈퍼스타가 즐비한 브라질전은 꽉 찼지만, 파라과이전은 오랜만에 보는 한산한 경기였다.
3만 명 미만으로 A매치 관중이 떨어진 건 10년 만이다. 지난 2015년 10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도하던 대표팀과 자메이카의 친선경기에서 28,105명이 들어왔다. 원래 A매치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데이터 송수신에 지연이 발생하곤 했는데 이날은 인터넷 접속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통신 상태가 쾌적했다. 관중들은 더 좋은 자리가 비어 있는 걸 보고 쓱 옮겨다니고, 옆자리에 물건을 올려둔 채 관람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오신 분들에게는 감사해야 한다. 그게 저희의 역할이다. 재미있는 축구, 멋진 축구를 한다면 분명 팬들이 경기장에 오실 것”이라며 경기력 측면에서 더 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진 베테랑이자 역대 최고 슈퍼스타답게 관중이 빈 요인을 분석하는 경륜도 보여줬다. “오늘은 상황이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추석 연휴가 겹쳤다. 오랫동안 쉬다가 일상생활로 복귀하시면서 일상을 더 신경쓰신 것 같다. 가끔 있는 일”이라며 연휴 중 열린 브라질전과 연휴 직후 열린 파라과이전은 시점이 다르다고도 했다.
손흥민은 관중에 대한 이야기를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한다”는 자기반성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