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입은 수혜를 활용해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15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4차 예선 3라운드가 열렸다. A조에서 카타르는 아랍에미리트(UAE)를 2-1로 꺾었고, B조에서 사우디는 이라크와 0-0으로 비기면서 각 조 1위를 확정해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에도 진출권이 8.33장(0.33장은 대륙간 플레이오프) 부여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월드컵 예선을 이전보다 세분화했다. 3차 예선을 6개국씩 3개 조로 치러 각 조 1, 2위는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 3, 4위는 남은 진출권 2장을 두고 4차 예선을 치르는 형태였다. 4차 예선은 3개국씩 2개 조로 분류해 각 조 1위가 진출권을 얻고, 각 조 2위가 대륙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맞붙는 걸로 정리됐다.
이번 월드컵 아시아 4차 예선은 시작부터 논란이었다. AFC가 카타르와 사우디를 밀어주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특혜를 적용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우선 AFC는 아시아 4차 예선 조 추첨이 진행되기 한 달 전에 4차 예선 개최지를 카타르와 사우디로 확정했다. 중립경기를 표방하며 인프라를 그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카타르와 사우디에 홈경기라는 수혜를 준 셈이었다.
게다가 AFC는 조 추첨 전에 새로 발표된 7월 FIFA 랭킹 대신 이전 FIFA 랭킹을 조 추첨 포트 배정에 적용했다. 7월 이전 FIFA 랭킹에 따르면 카타르(53위)와 사우디(58위)가 1포트가 돼 두 나라가 같은 조가 될 수 없다. 그런데 7월 FIFA 랭킹을 적용하면 카타르(53위)와 이라크(58위)가 1포트에 배정되고, 사우디는 59위로 2포트로 떨어진다. 7월 FIFA 랭킹에는 6월에 치른 월드컵 3차 예선 결과가 반영돼있다. 월드컵 4차 예선이라면 월드컵 3차 예선 결과를 온전히 반영하는 게 온당함에도 AFC는 카타르와 사우디를 1포트로 확정지었다.
또한 1포트에 있는 팀들은 일정상으로도 매우 이득을 봤다. 이번 4차 예선은 현지 시간으로 10월 8일, 11일, 14일에 치러졌다. 여기서 1포트 팀은 8일과 14일에 경기를 치러 경기 사이에 6일 휴식을 할 수 있었다. 다른 팀들은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럼에도 카타르와 사우디는 어렵사리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우선 카타르는 홈에서 열린 오만과 4차 예선 첫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3일 뒤 UAE가 오만을 2-1로 잡아내면서 카타르가 조 2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카타르는 UAE를 잡아내며 조 1위로 월드컵에 올랐다. 이날 전반을 0-0으로 마친 카타르는 후반 4분 ‘카타르 메시’ 아크람 아피프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부알렘 쿠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앞서나갔고, 후반 29분에는 아피프가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페드루 미겔이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달아났다. 후반 42분 타레크 살만이 형편 없는 날아차기 태클로 퇴장당하고, 후반 추가시간 8분에는 술탄 아딜에게 실점도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까지 우위를 지켜내며 카타르가 월드컵에 올랐다.
사우디는 첫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3-2로 이겼고, 이라크는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었기 떄문에 다득점에서 이라크보다 유리했다. 그래서 사우디는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들의 축구를 펼쳐나갔다. 비록 유효슈팅 4개가 모조리 이라크 골키퍼 잘랄 하산에게 막히긴 했지만, 이라크가 제대로 된 슈팅조차 하기 버거워하며 고전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0-0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각 조 2위가 된 UAE와 이라크는 오는 11월 A매치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아시아 5차 예선을 치른다. 여기서 이긴 팀은 내년 3월에 열릴 월드컵 대륙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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