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굽혔다 펼 때 잘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고 ‘딱’ 걸리는 느낌이나 순간적인 통증도 함께 느껴진다면 방아쇠수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흔히 손가락이 편하게 잘 안움직여지는 증상이 반복되며, 특히 아침에 일어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제일 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이를 단순하게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점차 악화돼 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힘줄(굴곡건)을 뼈에 고정해주는 활차라는 작은 고리 구조가 좁아지거나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활차는 손가락 힘줄이 위치를 이탈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가 부어오르거나 두꺼워지면 힘줄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 결과 손가락이 걸리듯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넘어가면서 특유의 ‘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동반하게 된다.
주요 원인은 손의 과도한 사용이다. 요리사·미용사·운전기사처럼 반복적인 손동작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하며, 특히 중년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여성에서 흔한 이유는 호르몬 변화나 가사·육아로 인한 손 사용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골프·테니스 등 손을 채를 강하게 쥐는 스포츠 활동에서 젊은 층에서도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대표적인 증상
- 손가락이 펼 때 잘 펴지지 않고 펴면서 ‘딱’ 소리가 난다.
- 손가락을 구부린 상태에서 걸린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 아침에 증상이 더 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된다.
- 손바닥 쪽에 콩알만 한 덩어리(결절)가 만져진다.
- 진행 시 손가락이 완전히 다 펴지지 않기도 한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초기라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는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한 약물치료가 대표적이며, 염증을 줄여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준다. 물리·재활치료도 중요한데, 온찜질이나 손가락 스트레칭, 도수치료를 통해 근육과 힘줄의 긴장을 풀어주면 증상 호전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손 사용을 줄이고, 일상 속에서 손목과 손가락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생활 관리까지 병행하면 더 빠르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악화되어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거나 아예 굳은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흔히 시행되는 방법은 ‘활차 절개술’로, 좁아진 활차를 절개해 힘줄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시술이다. 수술은 시간이 짧고 회복도 빠른 편이라 일상 복귀가 비교적 수월하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무엇보다 예방과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시 같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쓰지 않고, 일정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거운 물건을 한 손으로 오래 쥐는 행동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손가락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면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쭉 펴서 5초간 유지한 뒤 주먹을 가볍게 쥐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에스엘서울병원 남지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방아쇠수지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손가락이 굳어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까지 진행될 수 있다”며 “작은 불편이라고 간과하고 방치하게 된다면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손 기능을 온전히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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