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을 수주한 업체들에 LH 출신 퇴직자들이 대거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 퇴직자 현황 시스템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24년 10월 이후 1년간 LH 사업을 따낸 91개 업체에서 LH 퇴직자 483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수주한 사업은 총 355건, 계약 금액은 8096억 원에 달했다. 2009년 LH 출범 후 발생한 전체 퇴직자(4700명)의 10% 이상이 수주 업체에 재직 중인 셈이다.
LH는 2023년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관 업체의 입찰 불이익을 위해 지난해 10월 '퇴직자 등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현행 제도의 허점으로 이들 대부분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LH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3년 이내 2급 이상 퇴직자' 등만 전관으로 규정하는데, 수주 업체에 재직 중인 퇴직자 다수가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관리망을 벗어났다.
문제는 과거 부실 공사나 입찰 담합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업체들에도 LH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부실 감리로 '인천 순살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에 연루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광○건축사사무소에는 LH 출신 26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 중 부사장, 상무 등 임원급만 10명이 넘었다. 감리 담합을 주도해 31억 원의 과징금을 받은 토○에서도 LH 전관 10명이 확인됐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LH 공공건물 감리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희림, 건원, 광장 등 20개 건축사사무소를 제재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4년간 총 92건의 입찰에서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5567억 원 규모의 계약을 부정하게 따냈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이 공공주택 분양가 상승의 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LH는 담합이 적발된 업체 20곳 중 전관 재직이 확인된 3곳 외에는 현황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퇴직자 등록 시스템이 2024년 10월에 구축돼 그 이후 수주한 업체만 조회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결국 철근 누락, 입찰 담합에 연루된 업체 대부분의 전관 현황은 여전히 '블라인드' 상태로 남아있다.
정준호 의원은 "사업구조 직접시행 전환으로 LH의 공적 역할이 강화됐음에도 혁신 의지는 미흡하다"며 "철근누락·입찰 담합 업체 전수조사를 통해 건설업계에 만연한 부정부패 구조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