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생선이 전어다. 더위가 물러가고 공기가 선선해지는 시기, 전어는 살이 오르고 지방이 차올라 가장 맛있어진다. 얇은 살에 맺힌 투명한 기름층은 가을 전어만이 가진 특징이다. 한 점만 먹어도 입안에 고소한 향이 퍼지고, 뼈째 썰어낸 살의 쫄깃한 식감이 오래 남는다. 옛사람들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한 이유도 이 맛 때문이다.
전어는 보통 남해나 동해 연안에서 잡히지만, 요즘은 서울에서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활어차로 산지에서 바로 공수돼,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산지의 항구에 가지 않아도 도심 속 식당에서 전어회를 바로 썰어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특히 가을철에는 활전어, 숙성전어, 물회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신선함과 숙성의 깊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들이라 멀리 떠날 필요가 없다. 가을의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아래 세 곳은 꼭 들러볼 만하다.
1. 구룡포 계절 회집
이곳의 메뉴는 도다리, 도미, 농어, 민어, 광어 등 다양한 제철 어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가을에는 전어회, 전어무침, 전어구이를 찾는 손님이 많다. 회는 얇게 썰어 꼬들꼬들한 식감을 살렸고, 무침은 고추장 양념에 배, 미나리, 양파를 넣어 새콤달콤하게 버무린다. 구이는 숯불에 노릇하게 익혀 껍질이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다. 한 상에 전어 세 가지 맛을 모두 즐길 수 있어 계절 메뉴를 제대로 즐기려는 이들에게 인기다.
기본 상차림도 정갈하다. 따뜻한 콩나물국, 열무김치, 양배추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과 아삭한 김치가 전어의 고소함을 살려준다. 반찬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뀌며, 추가 메뉴는 1인분 또는 2인분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전어회만 주문해도 식사가 가능한 구성이어서 혼자 방문해도 부담이 없다.
전어를 한입 먹으면 지방이 입안에서 녹으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남는다. 이 집 전어는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비린 맛이 전혀 없다. 손질 후 얼음 위에 올려두기 때문에 신선함이 유지된다. 살짝 간장에 찍어 먹거나,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으면 감칠맛이 극대화된다. 무침은 상큼하면서도 매운맛이 균형을 이루고, 구이는 술안주로도 손색없다.
2. 바로뜨는집
바로뜨는집의 대표 메뉴는 제철활어회 한상과 전어세트다. 전어세트는 구성 선택이 가능하다. 전어회, 전어무침, 회와 무침 반반, 회, 무침, 구이 중 원하는 형태로 주문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조합은 전어회와 전어구이를 함께 즐기는 세트다. 회는 얇게 썰려 투명한 빛깔이 살아 있고, 기름기가 반짝인다. 초고추장에 살짝 찍으면 고소함이 올라오고, 쌈장과 마늘을 곁들이면 담백한 풍미가 더해진다.
전어무침은 아삭한 채소와 고추장 양념이 어우러져 상큼하고 새콤하다. 미나리, 양파, 오이 등이 듬뿍 들어가 입안이 시원하다. 밥을 한 숟가락 비벼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회 무침과 구이를 함께 주문하면 식감이 확실히 달라 비교하며 먹는 재미도 있다. 구이는 숯불에 노릇하게 익혀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뼈가 얇아 먹기 편하고,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기름이 입안 가득 번진다.
회 한상에는 전어뿐 아니라 광어, 연어, 육사시미도 함께 제공된다. 2인 세트 구성으로도 푸짐하다. 연어 안에는 통통한 새우가 숨어 있어 한입 베어 물면 바다향이 퍼진다. 새우살이 질기지 않고 신선해 전어회와 함께 곁들이기 좋다. 여러 종류의 회를 함께 즐길 수 있어 테이블마다 ‘한상’이 꽉 차 보인다.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은 메뉴는 매운탕이다. 전어 뼈와 머리로 우린 진한 국물에 수제비를 추가하면 깊은 맛이 완성된다. 국물이 시원하고 잡내가 없어 해장용으로도 좋다. 양도 넉넉해 회를 먹은 뒤 함께 나눠 먹기 좋다.
바로뜨는집의 전어는 회, 무침, 구이 어느 조리법으로 먹어도 신선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회는 부드럽고, 무침은 상큼하며, 구이는 고소하다. 입안에서 지방이 녹듯 퍼지는 전어 특유의 감칠맛이 오래 남는다. 가게 내부가 넓고 깨끗해 가족 단위 손님이나 지인 모임 장소로도 잘 어울린다.
3. 소랑도
소랑도의 전어회는 얇게 썰어 씹는 식감이 꼬들꼬들하고, 기름이 올라 부드럽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새콤한 맛이 전어의 감칠맛을 더욱 살려준다. 세꼬시는 살짝 얼음 위에 올려져 나오는데, 바다의 차가운 향이 그대로 전해진다. 밑반찬으로는 마늘, 고추, 쌈장 등이 함께 제공돼 쌈 싸먹기에도 좋다. 전어회와 세꼬시를 함께 주문하면 식감과 풍미의 대비가 뚜렷해 지루하지 않다.
이곳의 별미 중 하나는 전어구이다. 숯불에 구워 낸 전어는 껍질이 노릇하게 익고 속살은 촉촉하다. 뼈가 부드러워 먹기 편하고, 기름이 입안에 퍼지며 고소한 맛이 오래 남는다. 구운 전어를 쌈에 싸서 마늘과 고추를 곁들이면 가을철 별미로 손색이 없다. 구이는 담백한 수육이나 회무침과 함께 곁들이면 더욱 든든하다.
식당에서는 노랑가오리 회무침과 수육 세트를 함께 주문하는 손님도 많다. 회무침은 고추장 양념에 아삭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식감이 좋다. 수육은 덜미살로 만들어 적당히 부드럽고, 회무침과 함께 먹으면 새콤한 맛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밥을 비벼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서비스로 나오는 가오리애도 인상적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내장이 입안에서 녹듯 퍼진다. 함께 나오는 가오리뼈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자극이 덜해 해장하기 좋다. 국물은 진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전어회와 회무침을 먹고 난 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소랑도는 전어뿐 아니라 병어, 삼치회, 간재미무침, 덜미살수육, 돌문어, 밴댕이, 준치무침 등 해산물 메뉴 구성이 풍부하다. 병어회는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 인기가 높다. 밴댕이무침이나 간재미무침도 술안주로 즐기기 좋다. 여러 메뉴가 있지만 가을철에는 단연 전어가 중심이다.
방문 시 유의 사항
1. 구룡포 계절 회집
-위치: 서울 성북구 고려대로7길 110
-영업 시간: 매일 PM 12:00~PM 10:40
2. 바로뜨는집
-위치: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0가길 6 지하02호, 지상101,102,103호
-영업 시간: 월요일 PM 02:00~AM 03:00 화, 수, 목, 금요일 AM 11:30~AM 03:00, 토, 일요일 PM 01:00~AM 01:00
3. 소랑도
-위치: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111길 41 1층 소랑도
-영업 시간: PM 03:00~PM 11:50,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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