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며 하루 새 1100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 내린 4만5479.6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1% 하락한 6552.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6% 급락한 2만2204.43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하락세의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었다. 장 초반 195.6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장 마감 직전 4.85% 떨어진 183.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290억달러(약 327조원)가 증발했다. 테슬라는 5.06%, 애플은 3.45% 각각 떨어지며 710억달러, 131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마이크로소프트(-2.19%), 아마존(-4.99%), 구글(-1.95%), 메타(-3.85%) 등 ‘매그니피센트 7’ 모두 약세를 보였다. CNBC는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7700억달러(약 1101조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급락의 방아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며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산 제품 전반에 100%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1월부터 중국산 제품 전반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며,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 제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단기 급등했던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업종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AMD는 7.8%, 브로드컴은 5.91% 급락했다. 국제유가(WTI)는 4.24% 하락한 배럴당 58.90달러에 마감하며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5.0으로 시장 예상치(54.2)를 상회했지만, 관세 불안이 시장 전반을 짓눌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2.8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리스크가 기업 실적과 소비심리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11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기술주 이익률이 10%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 부과 전까지 미·중 간 외교적 수위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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