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관세 경고’ 여파…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을 시사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집중되며 최근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78.82포인트(1.9%) 내린 4만5479.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82.6포인트(2.71%) 하락한 6552.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20.2포인트(3.56%) 떨어진 2만2204.43으로 마감했다.

시장 불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촉발됐다. 그는 “2주 후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만날 이유가 없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최근 희토류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전기차·방산 등 핵심 산업의 필수 자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꺾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대표는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고 말했다. 라이언 데트릭 카슨그룹 수석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변동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술주가 큰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는 4.95%, AMD는 7.78%, 테슬라는 5.06% 각각 하락했다.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 발표로 퀄컴은 7.33% 급락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2를 돌파하며 수개월간의 안정세가 깨졌다.

이번 하락세는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도 맞물렸다. 미국 정부의 부분 업무 중단이 10일째를 맞은 가운데, 상원은 일곱 번째 임시 예산안 처리에도 실패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연방 직원에 대한 일시 해고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한편 S&P500지수는 이번 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나스닥과 다우지수도 주간 기준 각각 1~2%대 하락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