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책읽어주는선생님'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와 인연이 깊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도, 런던 코톨드와 테이트 모던에서도, EBS다큐에서도, 호암에서도 만나게 되니 말이다.
이번 전시는 1940년대부터 70여년에 이르는 110여점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다종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드로잉, 조각, 회화, 노트, 설치, 퍼포먼스 영상까지. 1940년대의 난해하고도 과격한 조각들이 2000년대로 시간이 흐르며 양상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형태와 모노톤의 색채감들로 말이다. 그것은 70대 이후다.
그런 과정을 연결해서 보는 사이, 문장으로 표현한 작품들과 제목들에서 문학적 표현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품이 주는 감각적인 자극에 신념어린 어휘와 문장이 마음을 더 사로잡는다. 처연한 슬픔이 느껴지는 작품들과 구성이 예술성으로 구현되었다.
끝내 자기 이야기를 놓지 않는 예술은 삶의 방편이었고, 오늘의 우리에게 뭉클한 메시지를 던진다. 고통을 예술로 견뎌낸, 불굴의 사랑과 인생말이다. 아니 에르노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아는 것만 말할 뿐이다. 여자를 이야기하는 것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지, ‘여성’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는 말은 언제나 나 자신에 관한 것이다. 나에게 예술은 카타르시스와 같으며, 이는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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