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수익률 개인의 4배…AI 훈풍에 승부 갈렸다

올해 국내 증시 상승장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 수익률이 개인의 4배에 달하며 투자 성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증시 상승장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 수익률이 개인의 4배에 달하며 투자 성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해 AI 훈풍의 수혜를 입었으나, 개인 투자자는 네이버와 이차전지주 중심의 매수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상승하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145.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47.9%를 3배 이상 웃돌았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다. 5조659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주가는 67.3% 상승한 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두 번째 순매수 종목인 SK하이닉스 역시 3조5390억원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127% 급등했다.

외국인이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41% 상승하며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355%), 효성중공업(259%), 이수페타시스(189%) 등도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전력(77%), 현대모비스(26%), 카카오(56%), 삼성전기(58%) 등 나머지 종목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투자 성적표는 코스피 평균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었다. 개인이 올해 들어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등 종목 선택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개인의 최대 순매수 종목인 네이버는 2조690억원이 순매수됐으나 상승률은 27.2%에 그쳤다. 알테오젠(52.3%)과 한미반도체(21.9%) 등도 상승했으나, 전체 성과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삼성SDI는 14.8% 하락했다. 이 외에 SK텔레콤(-1.5%), LG전자(-8.5%), CJ제일제당(-8.6%)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0%에 머물렀다. 이는 외국인 평균 수익률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같은 수익률 차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주가가 올해 들어 대폭 상승하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매집한 외국인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한미 무역 협상 불확실성 등에 증시 변동성이 예상된다면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코스피는 미·중 무역 협상 우려, 원·달러 환율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현물가 상승 움직임은 국내 반도체 주가 흐름에 우호적이므로, 반도체를 중요 투자 대안으로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D램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2027년까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비중 확대의 적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