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기자] 테슬라(Tesla)가 마침내 전기차 시장의 판을 다시 한번 뒤집을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SUV’를 공개했다.
신형 ‘모델 Y 스탠다드(Model Y Standard)’는 테슬라의 베스트셀러 SUV를 기반으로 한 엔트리 트림으로, 가격은 3만9,990달러(약 5,7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이는 기존 엔트리 모델 대비 약 5,000달러 인하된 가격으로, 일론 머스크가 예고한 “대중을 위한 전기차 전략”의 실질적 시작으로 평가된다.
모델 Y 스탠다드는 기존 롱레인지(Long Range, 현 ‘프리미엄’) 모델 대비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간소화해 가격을 낮췄다.
유리 파노라마 루프, 가죽 시트, 리어 스크린, 라이트바는 삭제됐으며, 대신 메탈 루프와 직물 시트, 단순화된 조명 패키지가 적용됐다.
휠 옵션은 18·19인치 에어로커버 타입으로 구성되며, 기존 19~21인치 휠 옵션은 상위 트림에만 제공된다.
ADAS 사양은 적응형 크루즈컨트롤(ACC), 자동 긴급 제동(AEB), 사각지대 모니터링만 기본 제공되며, 오토파일럿(Autosteer) 기능은 제외됐다.
다만 차량에는 FSD(Full Self Driving) 기능을 위한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으며, 원할 경우 8,000달러 추가 지불 시 소프트웨어로 활성화 가능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행거리가 거의 유지된 점이다.
모델 Y 스탠다드는 미국 EPA 기준 약 517km의 항속거리를 제공하며, 이는 상위 롱레인지 RWD 모델의 575km 대비 약 10% 수준의 차이에 불과하다.
충전 속도는 최대 225kW(15분 충전 시 160마일 추가 주행 가능)로, 상위 모델(250kW)에 비해 약간 낮지만 여전히 고속 충전 성능을 유지했으며, 제로백은 6.8초, 최고속도는 201km/h로, 일상 주행에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이번 신형 모델 출시는 테슬라가 글로벌 판매와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 카드로 해석된다.
3분기 실적은 연방 EV 세액공제(7,500달러) 종료 전 막바지 수요 덕에 유지됐지만,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향후 판매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는 모델 3·모델 Y 중심의 라인업으로 시장 관심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으며, 중국에서는 모델 Y의 휠베이스를 늘리고, 미국·유럽에서는 불필요한 옵션을 제거한 ‘스탠다드 트림’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모델을 “테슬라의 시장 수성 전략”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미 3만~4만 달러대 전기 SUV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뚜렷한 우위는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닛산 리프(Leaf)가 3만 달러대에 482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고, 쉐보레 이퀴녹스 EV는 중형 SUV급 공간에 35,000달러에 구매 가능하다.
또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최근 가격 인하를 단행해 35,000달러부터 시작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다만 모델 Y 스탠다드는 FSD를 통한 자율주행 확장성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반의 OTA 개선 등 테슬라만의 강점을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브랜드 경쟁력은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머스크의 약속했던 2만5천 달러 EV” 대신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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