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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추석 연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수도권 인근에는 역사적 의미와 가을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당일치기 명소들만 추렸다. 일제강점기 염전의 흔적을 간직한 생태공원부터 정조대왕이 건립한 누각, 20만 권의 책이 있는 거대한 서재, 세조의 전설이 깃든 사찰까지 테마도 다양하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일제 염전서 ‘생태 보고’로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착공되어 1937년 준공된 소래염전 자리에 조성됐다. 조선총독부가 중국산 저가 천일염을 대체하고 소금 자급자족을 위해 경기만 일대에 조성한 관영 염전 중 하나였다. 당시 23동의 소금창고가 있었으나 현재는 2동만 보존되어 있으며, 2022년 경기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996년 염전이 폐업된 후 10년간 방치되었다가 2006년부터 시흥시가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옛 염전의 정취를 간직한 생태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0월은 생태공원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자주빛으로 물들고 나문재가 빨갛게 변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버베나가 만개해 다채로운 가을꽃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선선한 날씨로 갯골 산책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연중무휴로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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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방화수류정…정조의 이상 담긴 ‘억새 명소’
수원 방화수류정은 1794년 정조 18년 수원화성 축조 시 동북각루로 건립된 군사시설이자 정자다. 정조가 용두 일대의 전략적 중요성을 판단해 직접 건립을 지시했다. 이름은 중국 송나라 시인 정명도의 시 ‘방화수류과전천’(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앞 시내를 건넌다)에서 따왔다. 방화수류정은 2011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10월 초순 나홀로 은행나무까지 이어지는 억새길이 유명하다. 낮에는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 밤에는 성곽 조명과 어우러진 환상적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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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지혜의 숲…20만 권 장서 품은 ‘지식의 성전’
파주 지혜의 숲이 위치한 파주출판도시는 2004년 국가문화산업단지로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출판문화 클러스터다. 지혜의 숲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조성됐으며,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1만 6500여㎡ 규모로 개관했다. 건축물 자체도 2004년 김수근 건축문화상, 2006년 RIBA 건축상,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세계적인 건축상을 받았다. 총 3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메인 공간인 2관에는 8m 높이의 천장까지 뻗은 거대한 서가가 압도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현재 약 2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출판도시 곳곳의 가을 단풍이 아름다우며, 지혜의 숲 입구까지의 길목에서 단풍 구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JTBC ‘부부의 세계’,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유명 드라마 촬영지이기도 하다. 연중무휴 무료 입장이며, 메인 공간인 2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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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수종사…세조 전설 깃든 ‘500년 은행나무 명소’
남양주 수종사는 1459년 세조 5년 세조의 명으로 중창된 사찰로, 세조와 관련된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진다. 세조가 오대산에서 돌아오던 중 양수리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한밤중에 종소리를 듣게 됐다. 다음날 그 종소리의 출처를 찾아보니 강 건너 동굴에 십팔나한이 모셔져 있고,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종소리와 흡사했다는 보고를 받게 된다. 세조는 직접 동굴을 확인하고 감동해 사찰을 중창했다. 절 이름을 물 수(水), 쇠북 종(鐘), 수종사(水鍾寺)로 명명하고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10월 초순에는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500년 된 은행나무가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며, 운길산 자락의 단풍나무들이 서서히 색깔을 바꾸기 시작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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