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바닥에 드글드글…암컷으로 살다 수컷으로 변한다는 '이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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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바닥에 드글드글…암컷으로 살다 수컷으로 변한다는 '이 생명체'

위키트리 2025-10-08 00:1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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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과 웅덩이의 진흙 속을 휘젓고 다니는 신비한 어류가 있다.

모판 밑에 있는 드렁허리 / 유튜브, 국가대표 쩔템

바로 드렁허리 이야기다. 이름처럼 논두렁을 허물고 굴을 파는 습성 때문에 '두렁헐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뱀처럼 길고 가느다란 몸매에 비늘 없이 매끈한 점액질 피부를 가진 이 생물은, 예로부터 농촌의 논바닥과 수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민물고기였다.

◆ 논장어의 놀라운 생태적 비밀

더욱 놀라운 것은 드렁허리의 성(性) 전환이다. 알에서 부화한 후 2년까지는 모두 암컷으로 살아가다가, 3년째부터 수컷으로 성이 바뀌기 시작하여 6년쯤 되면 완전한 수컷이 된다. 이는 국내 민물고기 중 유일한 성 전환 현상으로, 개체군 내의 성비를 스스로 조절하는 매우 희귀한 생태적 특징이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이 진흙 속에 굴을 파고 알을 낳게 하며, 새끼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입에 넣어 보호하는 부성애 또한 드렁허리의 신비한 생태의 일부이다.

◆ 동의보감이 기록한 약재

드렁허리 자료사진 / Fajar Tri Amboro-shutterstock.com

우리나라에서 드렁허리는 오랜 세월 약용과 조혈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시대의 의서인 《동의보감》은 드렁허리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大溫) 맛이 달며 독이 없다"라고 기록했다.

장어가 기력을 보충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면, 드렁허리 역시 그 활력이 이에 못지않아 논밭에서 얻을 수 있는 귀한 천연 원기충전제로 취급되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도 드렁허리를 고급 요리 재료로 활용하지만, 한국에서는 예부터 '선탕(鱓湯)'과 같이 드렁허리를 푹 고아 먹는 방식을 통해 약재처럼 귀하게 소비해 왔다.

◆ 사라져 가는 논두렁의 귀한 손님

과거 논과 저수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드렁허리는 오늘날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농수로가 콘크리트화되고, 농약과 비료 사용 증가 및 각종 폐수 유입으로 인해 서식 환경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수질에 매우 강해 3급수에서도 살지만,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는 드렁허리의 생존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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