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에 관여된 일이라면 속단하지 않고 무한한 포용성을 보여주는 마종기 시인의 5년 만의 신작이다. 마종기 시 세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이번 시집에는 염결한 마음으로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고 말한 시인의 다짐이 집약되어 있다.
시인은 이제 더는 만날 수 없는 친구와 일찍이 세상을 떠난 누이 그리고 어린 시절 노란 민들레로부터 보았던 작은 희망에까지 눈길을 주며 삶의 고통 속에도 결코 허물어질 수 없었던 사랑의 순간을 돌아본다. 시인이 간절하게 바란 ‘사랑과 이해와 조건 없는 포옹’은 지금의 복잡한 세상에서 더 멀리, 더 깊이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 내가 시인이었을 때
마종기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 152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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