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2020년대 초반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자동차 생산 차질은 대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납기가 긴 모델은 일부 남아있다. 특히 중고차로 나온 일부 매물은 신차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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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대비 최소 310만 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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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준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등록된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매물은 총 59대다. 세부적으로 기본 트림 ‘프리미엄’이 세 대이며 지난해 출시된 오프로드 디자인 패키지 트림 ‘크로스’가 3대, 나머지 53대가 인기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중고 매물 중 가장 저렴한 2025년 3월식 프리미엄은 2,490만 원에 판매 중이다. 신차 가격 2,787만 원(이하 개별소비세 3.5%, 세제혜택 적용 기준) 대비 297만 원 낮아진 셈이다.
반대로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2025년 8월식 인스퍼레이션은 3,220만 원 가격표가 붙어있다. 신차 가격이 3,460만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달도 되지 않은 사실상 신차가 240만 원 감가를 맞았다.
하지만 이는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지 않은 금액이다. 100% 보존 기간인 2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조건에 따라 이를 그대로 받고 팔 수도 있다. 그 경우 인스퍼레이션 매물은 최소 310만 원 더 비싼 셈이다. 사실상 눈속임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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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2개월 납기가 부른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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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이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단순하다. 계속된 생산 차질로 인해 납기 기간이 상당히 늘어나 있기 때문이다. 5일 현재 캐스퍼 공식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고객 인도까지 최소 13개월이 걸리고 있다.
더군다나 이는 수요가 낮은 크로스에만 해당한다. 주력 판매 트림인 인스퍼레이션과 프리미엄은 16개월로 3개월이 더 불어난다. 지금 주문해도 2027년에 받는다는 의미다. 투톤 루프나 무광 색상을 고르면 22개월까지 늘어진다.
결국 신차를 사고 싶어도 당장 받을 수 없다는 허점을 이용해 중고차 딜러들은 마진을 최대한 챙기고 있는 셈이다. 표면적으론 신차 가격보다 낮다지만 전기차 보조금과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실구매가와 비교하면 역전이 일어난다.
다른 모델도 마찬가지다. 역시 납기 기간이 상당한 기아 쏘렌토와 기아 카니발도 신차 가격과 중고차 시세 간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규제가 약하니 부르는 게 값”이라며 “소비자를 돈벌이로만 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캐스퍼 내연 기관 모델 역시 납기 기간이 기본 14개월에 일부 사양은 15개월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전시차 등을 온라인 판매하는 특별 기획전을 열고 있지만 등록되는 족족 사라지면서 예비 구매자만 불편을 겪고 있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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