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르노코리아는 지난 8월 출시한 소형 전기 SUV 세닉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한정 판매 전략까지 내걸며 대박을 예상했지만 정작 첫 두 달 판매량은 바닥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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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대 한정판, 누적 100대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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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르노코리아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세닉은 8월 38대에 이어 9월 50대가 팔렸다. 세닉이 8월 2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만큼 첫 달 실적은 참작할 만하다. 하지만 9월에도 뚜렷한 상승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실감 난다. 9월 판매량에서 기아 EV3는 1,927대로 세닉과 38.5배 차이였다. 크기가 훨씬 작은 현대 코나 일렉트릭도 702대로 14배 넘는 격차를 나타냈다. 세닉이 앞지른 것은 기아 니로 EV(23대)뿐이었다.
세닉 판매량이 더 부각되는 이유는 수입 형태로 올해 999대만 한정적으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EV3를 통해 소형 전기 SUV가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세닉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한정 판매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긴장감을 형성하며 초반에 많은 구매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는 첫 두 달 10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판매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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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모델 대비 상품성, 가격에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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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닉이 부진한 이유로 첫 번째는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상품성이 있다. 세닉 자체 구매 가치는 높은 편이다. 전 좌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와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기본 적용되며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도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선호도가 매우 높은 1열 시트 통풍 기능과 2열 시트 열선 기능은 아예 빠졌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 사양은 좋지만 국내 소비자를 고려한 구성으로 보긴 힘들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가격이다. 세닉 기본 가격은 5,159만 원에 책정됐다(개별소비세 3.5%, 세제혜택 반영 기준).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EV3 롱레인지(4,415만 원)와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4,566만 원), 니로 EV(4,855만 원)보다 비싸다.
특히 최상위 트림 ‘아이코닉’ 가격은 5,955만 원까지 올라간다. 윗급인 현대 아이오닉 5 롱레인지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보다 40만 원 높은 수준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판매도 호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세닉 판매 촉진을 위해 10월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기본 조건 250만 원을 포함해 제조사 할인 최대 420만 원과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최저 실구매가 3,753만 원까지 내려간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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