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기에?...도심 아파트 난간서 발견된 어미와 새끼 ‘멸종위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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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에?...도심 아파트 난간서 발견된 어미와 새끼 ‘멸종위기 동물’

위키트리 2025-10-05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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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도심 한복판, 아파트 난간에 멸종위기 맹금류 매가 둥지를 튼 장면이 시민 제보로 포착됐다. 해안 절벽에서 번식해야 할 매가 사람들 곁에서 새끼를 키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개발로 좁아진 서식지와 인간과의 공존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최근 JI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저녁, 서귀포시 토평동 아파트 단지. 전봇대 꼭대기에는 날개를 접은 어미 매가 주변을 살피고, 아파트 외벽 난간에는 목덜미가 희끗한 어린 새끼 매가 매달려 있었다. 제보자 오윤지 씨는 “비둘기보다 훨씬 큰 맹금류가 민가에 둥지를 튼 게 신기했다”며 “아직 둥지를 떠나지 못한 걸로 보아 이소 중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매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Ⅰ급으로 지정된 텃새다. 원래 제주 해안 절벽의 바위 틈에서 알을 낳고 번식하지만, 최근 몇 년간 도심 건물에서 새끼를 키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도 제주관광대학교와 한라대학교 건물에서 매 번식이 확인됐으며, 제주시 노형동의 건물 화단에서도 새끼가 자라난 바 있다.

매 / 신안군 제공, 연합뉴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매의 도심 번식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라며 “서식지 부족과 경쟁으로 밀린 개체들이 인간 생활권을 새로운 공간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과 하루 전에는 한라산 절벽에서 검독수리 둥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립생태원은 1948년 이후 77년 만에 검독수리 둥지가 확인됐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절벽에서 부활한 검독수리와 도심 난간을 택한 매 가족. 두 장면은 극적으로 대비되지만, 결국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제주의 해안 절벽은 관광지 확장과 도로 개발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매가 아파트 난간을 새로운 번식지로 선택한 건 단순한 적응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 수 있다. 도심에서 집비둘기와 직박구리 같은 새를 사냥하며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팔색조 같은 희귀종이 피해를 입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강 지회장은 “도심에 정착한 개체들은 다시 원래 영역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보호구역 관리뿐 아니라 시민 인식 개선과 안전 가이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77년 만에 돌아온 검독수리, 그리고 도심 난간에서 새끼를 키우는 매 가족.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과연, 자연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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