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폐업신고를 한 사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중 상당수는 폐업 후 세무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준비와 계획을 세우듯 폐업 과정에서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폐업신고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업자가 대부분이다.
◇ 폐업 전 필수 점검
잔존재화 간주공급= 폐업 시점에서 보유한 재고자산이나 사업용 고정자산은 잔존재화로 분류되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도소매 업체가 재고상품 5천만 원을 보유한 채 폐업한다면 이에 대해 500만 원의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차량, 기계장치, 부동산 같은 감가상각 자산의 경우는 감가상각 기간이 지난 기간에 따른 잔존가치에 따라 납부할 부가가치세가 달라진다.
폐업 시점에서 보유한 자산에 대해 어째서 세금을 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세법상 잔존재화는 사업자가 자가 소비한 것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폐업 전에는 재고 정리를 통해 세 부담을 줄이고, 최근 취득한 자산의 잔존가치를 미리 확인해 폐업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현명한 대책이 될 수 있다.
사업용 자산 매각과 세금계산서= 폐업을 앞두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사업용 기계장비나 차량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반드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를 징수해야 한다.
일반과세자의 경우 매각가액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받아 신고·납부해야 하며, 이를 간과하면 세금계산서 미발행에 대한 가산세뿐 아니라 매출누락으로 인한 과소신고 가산세까지 부과될 수 있다.
간혹 개인 간 거래라며 세금계산서 발행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업자가 사업과 관련해 자산을 양도하는 이상 반드시 적정한 세무처리를 해야 한다.
인허가 업종= 학원, 음식점, 병원, 미용실 등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은 국세청 폐업신고와 별도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도 폐업신고를 해야 한다. 두 가지 신고를 모두 완료해야 진정한 의미의 폐업 절차가 마무리된다.
지자체 신고를 누락하면 불필요한 등록면허세가 고지될 뿐 아니라 행정처분이나 과태료 부과 등의 불이익까지 받을 수 있다.
폐업신고 vs 업종추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면 기존 사업자 등록을 유지하면서 업종을 변경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창업지원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폐업 후 새로운 사업자로 개업해야 유리하다.
그 외에도 금융거래 관계 유지, 신용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폐업신고 후 폐업증명원을 발급할 경우에는 폐업 취소 등이 불가능하므로 폐업신고 접수 전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 폐업 후 세금 신고
부가가치세= 과세사업자가 폐업한 경우 폐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25일까지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예를 들어 3월 15일 폐업했다면 4월 25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이때 폐업 시 잔존재화 및 폐업 전 공급한 사업용 자산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포함해 신고·납부가 이뤄져야 한다.
한편, 개인 면세사업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다음 해 2월에 사업장현황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종합소득세·법인세= 개인사업자는 폐업한 연도의 종합소득세를 다음 해 5월 31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1년 중 일부, 예를 들어 2025년 1월에 폐업했어도 한 달간 발생한 소득에 대해 2026년 5월 말까지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법인의 경우 청산 절차가 이뤄질 때 별도의 법인세 신고가 필요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4대 보험 탈퇴 및 지급명세서 제출= 직원을 고용했던 사업장은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고용보험공단에 각각 근로자 상실신고 및 사업장 탈퇴신고, 근로자 보수총액신고를 해야 한다.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폐업으로 인해 정산되는 4대 보험료와 소득세, 지방세도 징수 또는 환급해야 하며, 지급명세서를 폐업한 날의 다음다음 달 말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제출이 누락되면 지급명세서 미제출 관련 가산세가 부과된다.
이처럼 폐업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무리 과정이다. 제대로 된 폐업 절차를 통해 불필요한 세 부담이나 행정적 불이익을 피하고, 향후 새로운 도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폐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세무전문가와 상담해 체계적인 폐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류아라 세무법인 엑스퍼트 안양지점 대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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