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칩 절반 이전' 美제안 논란에 "동의 안해" 재차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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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 '칩 절반 이전' 美제안 논란에 "동의 안해" 재차 진화

연합뉴스 2025-10-03 11:4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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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韓·日과 달리 기업 자율 투자 '대만식 모델' 제시…美 긍정적 반응"

야당 "실리콘 방패 파괴 안돼…업계서도 "대만에 불리한 협상 반대"

TSMC 로고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대만 반도체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하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발언에 대만 정부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50%를 미국으로 옮기자는 미국의 구상과 관련해 "대만은 '50대 50 분할'에 대해 약속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조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과의 협상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았다고 매우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생산능력 관련 양보를 하기보다는 '대만식 모델'에 따른 대미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춰 미국과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원장은 대만 모델이 "한국, 일본, 유럽연합과 달리 기업이 자율적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정부는 금융보증 메커니즘을 구축해 기업에 자금 지원을 늘리며, 대만의 과학단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내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미국은 토지와 수도·전기 등 인프라는 물론 비자와 규제환경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대만 모델을 통한 산업 클러스터 공동 개발 방안이 지난달 25∼29일 5차 협상에서 "미국 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정 부원장의 이런 발언은 러트닉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와 현 정부의 목표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대폭 국내로 유치해 자체 칩을 생산하는 것이다. 대만에 '우리가 절반, 당신들이 절반을 만들어 50대 50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발언한 데 대한 것이다.

대만 가오슝의 TSCM 팹 전경 대만 가오슝의 TSCM 팹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정 부원장은 지난 1일 미국에서의 협상을 마치고 귀국해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협상팀은 반도체를 5대 5로 나누는 데 대해 승낙하지 않았다. 이번(5차 협상)에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조건에 동의할 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재차 미국의 '반도체 절반 분할' 압박에 응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대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대표)은 미국의 주장에 대해 "TSMC를 거의 모두 미국으로 옮겨 대만의 '실리콘 방패'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대만은 친미 국가이지만 미국에 무한정으로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출 수는 없다. 누구도 대만을 팔아넘기거나 실리콘 방패를 파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리콘 방패는 반도체 시장에서 TSMC의 독보적인 위상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대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논리다.

정치평론가 자오샤오캉은 "50대 50이 아니면 60대 40, 70대 30인 것인가. 우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관세가 인상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장 하나로는 불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도 대만의 산업 경쟁력에 불리한 협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만 전자기기 업체 페가트론(和碩)의 퉁쯔셴 회장은 2일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제안에 대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만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수십년간의 전략과 수많은 인재, 많은 자금이 축적된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퉁 회장은 임기 내에 성과를 보이려는 미국 지도자들이 선거를 의식해 '50대 50' 제안을 내놓은 것이라면서 이 제안이 "대만의 경쟁력에 불리하다면 나는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이번 논란의 배경에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압박에 대응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지배력을 유지해야 하는 대만의 전략적 딜레마가 있다"고 짚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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