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91억5천만달러 흑자…28개월 연속 흑자 행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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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8월에도 91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최근 본격화하는 미국발 고율 관세 충격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전월(107억8천만달러)보다 줄었지만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28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8월 누적 흑자는 69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59억4천만달러)보다 133억6천만달러 많다.

상품수지는 9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64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으나, 수입이 470억4천만달러로 7.3% 줄면서 흑자 폭을 유지했다. 특히 석탄(-25.3%), 석유제품(-20.3%), 원유(-16.6%) 등 원자재 수입이 10.6%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통관 기준으로 에너지류 수입이 약 13.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덕에 26.9% 증가했고 승용차도 미국 이외 지역 판매 호조로 7.0% 늘었으나, 철강제품(-11.7%), 화공품(-11.0%), 기계류(-8.2%) 등은 부진했다. 특히 미국발 고율 관세 충격이 철강·화학 등 주력 업종에 반영되며 수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도 양극화가 뚜렷하다. 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0% 급감했고, 유럽연합(-9.2%), 일본(-5.3%), 중국(-3.0%) 수출도 모두 감소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수출은 13.5% 늘며 전체 감소 폭을 완화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사업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21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0억7천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분기 배당 지급 여파로 배당소득수지는 25억8천만달러에서 15억8천만달러로 10억달러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9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관세 충격과 주요국 경기 둔화가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