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서 어느덧 10월이 됐다. 곧 개천절과 추석 연휴가 이어져 장을 보는 손길도 분주하다. 특히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차례상에 올릴 음식, 모처럼 모인 식구들과 함께 먹을 밥상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명절 하면 고기나 전이 먼저 떠오르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제철 채소다. 계절이 바뀔 때 맛이 절정에 이르는 채소는 상차림의 맛과 영양을 책임진다.
10월은 다른 달보다 채소가 특히 가득하다. 여름을 지나 숙성이 충분히 된 덕분에 감칠맛이 깊고 영양도 알차다. 차례상에 올려도 좋고, 명절 뒤에 가족끼리 간단히 차려 먹기에도 알맞다. 그렇다면 어떤 채소들이 있을까. 지금 꼭 먹어야 하는 제철 채소 4가지를 소개한다.
1. 면역력·혈당 관리에 좋은 '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은 넓은 갓과 쫄깃한 식감 덕분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버섯이다. 환절기에 자주 나타나는 감기나 몸살을 막는 데 도움을 주며, 몸의 방어 기능을 높여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또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혈관 벽을 튼튼하게 만들어 심장질환 예방에도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촉진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주어 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좋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이 없다.
요리는 볶음이나 전으로 즐기면 제격이다. 그중에서도 '들깨느타리볶음'은 특히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자주 나오는 반찬이다. 먼저 느타리 150g을 결대로 떼어내 팬에 기름 1큰술을 두르고 볶는다. 숨이 죽으면 물 3큰술, 들깻가루 5큰술, 마요네즈 2큰술, 진간장 1큰술, 들기름 2큰술을 넣어 볶아 마무리한다. 불을 끈 뒤 채 썬 깻잎 5장을 넣어 버무리면 향이 더 살아난다.
명절에 전으로 만들어도 좋다. 버섯 200g을 부침가루 1큰술, 소금 2꼬집으로 가볍게 옷을 입힌 뒤 달걀 2개와 다진 청양고추 반 개를 섞은 계란물에 적셔 팬에 기름 3큰술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부치면 끝이다.
2. 소화와 숙취 해소에 좋은 '무'
무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으로 국이나 김치, 무침 등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옛날부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속이 더부룩할 때 무를 곁들이면 소화가 잘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무에는 소화를 돕는 성분이 풍부해 위가 편안해지고,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라 명절 다음 날 해장국에 빠지지 않는다.
감기 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환절기 면역 관리에도 좋고, 기관지를 보호해 기침과 가래를 완화한다. 무의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안정시키며, 수분과 섬유질이 많아 몸속 노폐물을 배출한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다만 찬 성질을 가져 위장이 약한 사람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요리로는 간단하게 하기 쉬운 '무참치조림'을 추천한다. 무 600g을 1.5cm 두께로 썰어 냄비에 물 500ml와 함께 넣는다. 된장 1큰술, 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설탕 2큰술, 참치액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 약간 넣고 끓이다가 양파 한 개, 대파 한 대, 청양고추 1개를 넣어 20분 졸인다. 마지막에 참치 한 캔을 넣고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끓이면 완성이다.
추석 연휴에 좋은 전 요리도 추천한다. 무전은 무를 0.5cm 두께로 썰어 소금으로 간을 한 뒤 30분 정도 방치해 물기를 뺀다. 부침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에 적셔 기름 두른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부치면 된다.
3. 혈당 조절과 해독에 좋은 '고들빼기'
고들빼기는 입에 넣으면 퍼지는 쌉싸름한 맛이 큰 특징이다. 이 쓴맛 성분은 몸속 독소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간 기능을 지켜 피로 회복을 돕는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당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챙겨 먹기 좋다. 또 혈압을 낮추고 혈관 벽을 안정시켜 심장질환이나 중풍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철분과 엽산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좋고, 특히 여성에게 필요한 영양을 채워준다. 비타민 C가 많아 면역력 강화와 피부 관리에 좋고, 항산화 효과로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고들빼기는 김치로 담그는 게 제일 좋다. 김치를 담그려면 고들빼기 1단(약 1kg)을 깨끗이 씻어 넉넉한 물에 3시간 정도 담가 쓴맛을 뺀 뒤 준비한다. 중간에 물을 한두 번 갈아주면 더 좋다. 그 뒤 고춧가루 3컵, 멸치액젓 1컵, 새우젓 2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물엿 1컵을 섞은 양념에 절여낸다. 여기에 갈아 둔 바나나 2개, 양파 1개, 마른 고추 2줌을 넣으면 맛이 한층 깊어진다.
무침으로도 추천한다. 고들빼기 300g을 소금 약간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짜낸다. 고추장 반 큰술, 고춧가루 반 큰술, 진간장 1큰술, 간 마늘 반 큰술, 매실액 반 큰술, 들기름 1큰술, 통깨 반 큰술을 넣어 무치면 새콤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살아난다.
4. 눈과 혈관을 지키는 '늙은호박'
늙은호박은 껍질이 단단하고 속살이 진한 노란색을 띤다. 단호박보다는 달지 않지만, 풍미가 깊은 맛이 특징이다. 황반변성이나 안구 건조증 등 눈 관련 질환 예방에 도움이 돼 나이가 들수록 챙기면 좋다. 또 예전부터 산모의 부기를 빼기 위해 늙은호박을 달여 마시게 했을 정도로 체내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섬유질이 많아 장운동을 활발히 하고,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 환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단,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늙은 호박은 죽으로도 많이 먹지만 조림으로도 좋다. 늙은호박 600g을 1cm 두께로 썰어 냄비에 넣고 물 한 컵과 소금 반 큰술을 넣어 15분 끓인다. 국물이 남으면 버리고 참기름 1큰술, 대파 송송 썬 것 2대를 넣어 약불에서 살살 저어 마무리한다. 통깨 1큰술을 뿌리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명절에는 전 요리를 추천한다. 전을 만들 때는 채 썬 호박 500g에 소금 약간과 설탕 2큰술을 넣어 3분간 절인다. 부침가루 3큰술, 감자전분 1큰술을 넣어 반죽을 만든 뒤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한 국자씩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부치면 끝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