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투입 GM 슈퍼크루즈, 지도·서버 한국 맞춤"

[프라임경제]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가 핸즈프리(Hands-free)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를 연내 국내에 도입한다. 북미와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세 번째 진출 시장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상용화된 핸즈프리 기술을 국내에 직접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퍼크루즈는 북미에서 이미 누적 8억7700만㎞(지구~달 왕복 1141회 거리)의 주행기록을 쌓으며 안정성을 입증한 시스템이다. 이번 국내 출시를 위해 라이다(LiDAR) 기반 HD(고정밀)지도가 구축됐고, 버스 전용차선·공사 구간까지 반영한 차선 단위 매핑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한국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 약 2만3000㎞에서 슈퍼크루즈 사용이 가능하다. GM은 또 국내 전용 OTA(Over-the-Air) 서버를 운영해 지도 데이터를 실시간 업데이트, 도로 환경 변화를 즉각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슈퍼크루즈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전제로 작동하는 'Eyes On' 방식이 핵심이다. 단순한 자율주행 흉내가 아니라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river Monitoring System, DMS)을 탑재해 시선 이탈 시 시각·청각 경고를 주거나 차량 제어에 개입한다.

슈퍼크루즈 핸즈프리 주행 상태에서 자동 차선변경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 ⓒ 한국GM

또 자동 차선변경 기능이 지원돼 장거리 주행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GM은 이를 통해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한다.

GM은 이번 한국 출시를 위해 100억원 이상을 직접 투자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현지 고객 경험에 맞춘 인프라와 지원 체계를 갖춘 것이다. 아울러 북미와 중국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 시장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높은 전동화 수용도와 디지털 인프라 그리고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시장의 전략적 가치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채명신 한국GM 디지털비즈니스 총괄 상무는 "슈퍼크루즈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고객에게 혁신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도입은 GM의 트리플 제로 비전Zero Crash·Zero Emission·Zero Congestion)을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한국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한국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100억원 이상의 현지 직접 투자가 뒷받침된 중대한 프로젝트다"라고 강조했다.

슈퍼크루즈는 올해 출시 예정인 캐딜락 신차에 최초 적용된다. 이후 한국 내 다른 GM 브랜드로의 확대 적용도 검토 중이다. GM은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적용 도로 확대, 성능 개선, OTA 업그레이드를 이어가며 국내 모빌리티 혁신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슈퍼크루즈의 국내 도입은 단순히 기술 출시를 넘어 완성차업체 간 운전자 보조 시스템 경쟁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이 HDA(Hwy Driving Assist) 2 등 자율주행 보조 기술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GM이 핸즈프리라는 차별점을 들고 들어왔다. 

결국 한국시장은 전동화뿐 아니라 ADAS 기술 경쟁의 시험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는 곧 소비자들이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목에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되는 동시에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도로 인프라와 제도적 안전망을 어떻게 보완할지라는 과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