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칼럼] 조금 더 ‘무의미’해 보여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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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칼럼] 조금 더 ‘무의미’해 보여도 괜찮겠다

문화매거진 2025-09-30 11:47:59 신고

[문화매거진=유정 작가] 키아프에 다녀왔다. 작년보다는 작품 스타일과 유명세가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더 비치된 것 같았다. 

무게감을 느꼈달까. 그런 와중에도 사진에 남겨온 작품들은 수수함에 가까운 느낌이라 혼자 머리를 긁적였다. 분명 동행한 작가님과는 ‘역시 화려한 색채들이 눈에 띄어. 저렇게 그려야 하나’하며 돌아다녔는데 말이다.

▲ 키아프 중, Han Manyoung 작품 / 사진: 유정 제공
▲ 키아프 중, Han Manyoung 작품 / 사진: 유정 제공


‘수수하다’, ‘단순하다’라고 보일지라도 저 컬러를 내기 위해, 저 연필의 위치를 잡기 위해 얼마나 반복해 물감을 섞고 얼마나 숨을 참으며 이리저리 대어봤을까 싶어 그 앞에 머물렀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미감을 일으키는 요소들이 더러 있었지만, 정리된 생각은 하나였다.

‘남들에게 조금 더 무의미해 보여도 괜찮겠다.’

사실 아무리 관객들에게 저 연필의 의미를 설명해보아도 얼마나 와닿겠는가. 저 컬러와 저 위치, 저 여백, 그 옆의 드로잉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해보아도 얼마나 와닿겠는가. 그저 작가의 표현이 우연찮게 누군가의 기억이나 미감을 건드렸다면 그에게 특별한 것으로 남겨지는 것일 뿐, 각자의 해석으로 전달되는 것일 뿐.

▲ 키아프 중, 모니터에 자연이 나오는 작품. 새롭지 않지만 다음 개인전에서 시연해보기로 했다. 이전에도 유정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상영하곤 했는데 다음번에는 조금 더,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하다고 여겨지는 장면을 재차 노출시켰을 때 어떤 의미가 발생하는지 관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진: 유정 제공
▲ 키아프 중, 모니터에 자연이 나오는 작품. 새롭지 않지만 다음 개인전에서 시연해보기로 했다. 이전에도 유정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상영하곤 했는데 다음번에는 조금 더,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하다고 여겨지는 장면을 재차 노출시켰을 때 어떤 의미가 발생하는지 관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진: 유정 제공


수없이 관객에게 ‘설명’하며 ‘이해’시키려 했던 지난날의 유정을 떠올리니 애썼다 다독여지는 한편, 여전히 나는 남들 눈치를 많이 보는 모양이다 싶었다. 이해받으려 눈치만 잔뜩 보며 말하니 무엇이 얼마나 전달되었겠는가. 그럴 바엔 조금 더 내겐 의미 있고 타인에겐 의미 없을 것에 과감해지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당연하게도 유정의 가장 초기 작업이 그러했다. 눈치 본다든가, 재고 따질 여력이 없던 그때를 다시 복원해보는 것도 좋겠다.

▲ 유정의 초기 작업. 컬렉터에게 전해주고 오며 남긴 사진이다. 언제 또 저토록 몰입한 작업이 나올까 생각하며 / 사진: 유정 제공
▲ 유정의 초기 작업. 컬렉터에게 전해주고 오며 남긴 사진이다. 언제 또 저토록 몰입한 작업이 나올까 생각하며 / 사진: 유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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