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잦은 고장과 결함으로 구설에 올랐던 서울시의 한강버스가 정식 운행 열흘 만에 결국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한강버스는 내년 지방선거 3연임 도전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진행한 대중교통 정책인 만큼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은 '졸속 행정 결과'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출항 열흘 동안 '운항중단·회항'만 4번
한강버스는 오세훈 시장이 2023년 영국 출장에서 템즈강의 수상버스를 보고 추진한 사업이다.
총 28.9㎞ 구간의 7개 선착장(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을 오가는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수단으로 지난 17일 취항했다.
오 시장은 취항식에서 "단언컨대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의 관점에서 한강의 역사는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나뉘게 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들은 한강 위를 가로지르며 도심 속에서 여유와 풍경, 그리고 일상 속 느긋하게 서울의 야경을 만나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야심차게 출항한 한강버스는 첫날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운항을 시작하자마자 화장실이 막혀 승객이 불편을 겪었고 지난 20일에는 팔당댐 방류량이 증가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21일 운항을 재개했지만 22일에는 102호와 104호가 전기 계통에 문제가 발생해 잇따라 멈춰 섰다. 26일에는 104호가 방향타 이상 문제로 회항하기도 했다. 27일에는 여의도 일대에서 진행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5' 관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운항이 하루 동안 중단됐다.
28일에도 103호와 104호에서 정비 필요사항이 발견돼 4척 가운데 2척만 운영 중이다.
열흘새 4번이나 고장이 나자 서울시는 결국 29일 운행 잠정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항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기술적·전기적 미세 결함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즉시 정상화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운항을 위해 시범 운항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 운항이 끝난 뒤엔 하이브리드와 전기 선박을 추가로 투입해 배차 간격을 단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강버스는 잦은 고장도 문제지만 당초 '출퇴근길 교통 혁신'이라는 서울시의 설명이 무색하게 지하철 이용 때보다 속도가 느리고, 첫 운행이 11시에 시작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오 시장도 29일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때 가족과 함께 한강버스를 탈 계획을 세운 시민들이 계실 텐데 운행을 못 해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與 서울시장 후보군, 오세훈 '맹폭' "오 시장님 정말 잘하고 계신다!"
한강버스는 내년 서울시장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이다.
그런 한강버스가 정식 운행 열흘 만에 전면 운항을 중단하자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여권 주자들이 앞다퉈 "졸속 행정의 결과"라며 오세훈 시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오 시장을 향해 "정말 잘하셨다"며 "자신의 치적 쌓기를 위해 괜히 억지 부리고 고집 피우기보다는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조금 망신스럽더라도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게 서울시장의 역할"이라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물론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정식 운항을 강행하기 전에, 우려를 표한 민주당을 조롱하면서 멋있는 이벤트 세레모니를 하기 전에 시민 안전에 대한 사전점검을 했었어야 했다. 이런 안전 우선 조치에 누구도 시장님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여튼 정말 잘하고 계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강버스가 결국 출항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의원은 "세빛섬, 수상택시에 이어 한강버스까지, 세금 먹는 하마들만 한강에 풀어 놓은 오 시장은 더 이상 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ㅈ신의 페이스북에서 "원래 정식 운항 전에 했어야 할 최적화, 안정화 등의 점검 작업도 미비했었다는 것"이라며 "오 시장은 먼저, 안정성에 대한 담보도 없이 역사적인 대중교통이라며 홍보에만 매진했던 무책임한 시정에 대해 시민들께 사과하라"고 적었다.
앞서 박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도 한강버스가 고장이 났다. 오 시장의 고집은 위험하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지금 당장 운항을 중단하고,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세훈식 졸속·전시 행정의 대표작이자 시민에겐 골칫거리가 또 하나 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달 동안 손본다고 세금을 또 얼마나 더 쏟아부을까"라며 "오세훈표 밑 빠진 독으로 세금이 줄줄 흘러 나간다. 더 새기 전에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출근용 배를 한 달간 중지시킨다고 하니 출근도 한 달간 중지시켜 주시죠"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진작에 마쳤어야 할 시범운항을 이제서야 하나? 그러면 지금까지 시범운항도 안 한 배에 시민들을 태웠던 건가?"라며 "성능점검조차 마치지 않은 배에 서울시민들을 태운 성급함에 대해 오 시장은 사과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SNS에 "오세훈식 졸속·전시 행정의 대표작이자 시민에겐 골칫거리가 또 하나 늘었다. 한 달 동안 손본다고 세금을 또 얼마나 더 쏟아부을까"라며 "오세훈 표 밑 빠진 독으로 세금이 줄줄 흘러나간다. 더 새기 전에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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