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채소들이 맛과 향이 절정에 이르는 계절이다. 이 시기 밥상에는 익숙한 채소들이 오르지만, 아직도 이름조차 낯선 채소가 있다. 바로 ‘양하’다. 양하는 생강과에 속하는 향신 채소로 제주와 전북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며, 8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이다. 꽃봉오리와 어린 순이 가장 맛있을 때라 이 시기에 제대로 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즐겨온 나물이지만 육지에서는 보기 힘들어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라도와 제주에서는 ‘양애’라고도 불리고, 줄기와 잎 모양이 생강과 비슷해 ‘야생 생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보랏빛 꽃봉오리와 강한 향이 특징으로, 향이 워낙 진해 조리할 때 마늘이나 파 같은 양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향과 모양만 독특한 게 아니라, 여러 조리법까지 가진 양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양하가 주는 다양한 이점
양하는 몸을 따뜻하게 해 혈액순환을 돕고 꾸준히 먹으면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몸이 차가운 여성들의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다스리는 약재로도 사용됐다. 또한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성분이 풍부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막아줘 관절염이나 근육통 완화에도 좋다.
또 섬유질이 풍부해 장운동을 돕고 변비 예방에도 좋고,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 들어 있어 잡티와 기미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꾸준히 먹으면 활력 회복에도 좋고, 신경과 근육 기능 유지에도 도움을 줘 쉽게 지치지 않게 한다. 칼로리도 저열량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열이 많은 체질은 과다 섭취 시 소화불량이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향이 살아있는 양하 고르기와 손질법
신선한 양하는 껍질이 보랏빛으로 선명하고 표면이 윤기가 돌아야 한다. 꽃봉오리가 아직 피지 않고 단단히 뭉쳐 있는 것이 좋고, 크기가 지나치게 크면 질기고 꽃이 핀 것은 속이 비어 있어 피해야 한다. 향을 맡았을 때 은은한 생강 향이 느껴지면 더욱 신선하다.
손질할 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질긴 겉껍질을 한 겹 벗겨내야 한다. 간혹 양하의 쌉싸래한 맛을 줄이기 위해 물에 담가두기도 하지만 오래 담가두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식초를 살짝 탄 물에 헹구듯이 씻어내는 정도가 적당하다. 보관할 때는 마르지 않도록 젖은 키친타올로 감싸 지퍼백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향이 빠르게 사라지므로 3~4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무침과 장아찌로 즐기는 방법
양하는 간단하게 무침으로 즐길 수 있다. 손질할 때는 먼저 껍질과 끝부분을 제거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이어 끓는 물에 소금과 식초를 조금 넣고 5분 정도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준다. 여기에 다진 마늘 2큰술, 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깨 ½큰술을 넣고 버무리면 되는데, 마치 셀러리처럼 향긋하면서도 생강 같은 알싸한 맛이 살아나 고기에 곁들이거나 밑반찬으로 먹어도 좋다.
또 장아찌로 담가 두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껍질과 끝부분을 제거해 깨끗이 씻은 양하를 준비해 두고, 간장 1컵, 식초 ½컵, 물 ½컵, 소주 ½컵을 섞어 끓여 절임 물을 만든다. 여기에 설탕을 같은 양으로 넣거나 조청이나 꿀로 대체하면 단맛이 깊어진다. 끓여낸 절임 물은 뜨거울 때 바로 부어야 아삭한 식감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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