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네이버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핀테크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며 카카오와 토스도 긴장 속에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6일 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내달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며, 성사될 경우 업비트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초 두나무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한 바 있다. 업비트와 네이버페이의 결합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와 국내 1위 간편결제 플랫폼이 손잡는 구도여서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과 네이버의 결제·이커머스 생태계가 맞물리면서 강력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과 거래 인프라를 담당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업비트는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유통과 송금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네이버의 이커머스, 콘텐츠 플랫폼까지 더해지면 가상자산 기반 결제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날 네이버 주가는 장중 11% 넘게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정부 정책 변화와 맞물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국정운영 계획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위한 규제 체계 마련을 포함시켰다. 내달 발표될 예정인 '2단계 가상자산법'에는 발행 주체, 인가 요건 등이 명시될 전망이다. 업계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는 즉시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카카오와 토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함께 TF를 꾸렸고, 토스 역시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과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두 그룹은 은행·증권·간편결제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발행, 유통, 결제, 송금 전 과정을 준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직접 송금과 법정화폐 연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편결제 플랫폼과 시너지가 크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토스 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핀테크 시장 판도도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업비트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등에 업으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주도권 경쟁 구도가 급격히 바뀌었다"며 "정부 규제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빅3'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