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기아가 북미 시장에 2026년형 쏘렌토를 출시했다. 그런데 그 사양과 가격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큰 질타를 받고 있다. 일부 트림에서 내비게이션을 선택 옵션으로 빼면서도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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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에 배송비까지 더불어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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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미국 법인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기준) 2026년형 쏘렌토 가격을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가격표에 따르면 기본 트림인 LX는 3만 2,190달러(약 4,509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존 대비 200달러(약 28만 원) 인상된 금액이다.
다만 가격 인상에는 추가 사양이 반영됐다. 기본 모델에 가죽 스티어링 휠이 새롭게 적용되었으며 그립 감지 기능까지 기본으로 적용된다. 이전에 사용되던 우레탄 소재 스티어링 휠이 빠진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문제는 중하위 트림인 S에서 발생했다. 기본 사양에서 내비게이션과 와이파이 핫스팟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국내에 판매 중인 사양에도 전 트림 내비게이션이 기본인데 이를 빼고 디스플레이 오디오만 둔 것이다.
그럼에도 기본 가격은 3만 5,090달러(약 4,914만 원)로 500달러(약 70만 원) 인상됐다. 여기에 전 트림 공통으로 배송료도 30달러(약 4만 2천 원) 상승했다. 소비자로서는 더 비싸게 주고도 기존 대비 상품성이 낮아진 차를 사게 된 셈이다.
중상급 트림인 EX는 3만 8,290달러(약 5,363만 원)에 책정됐다. 그 위로 디자인 특화 트림인 ‘X-라인’과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강화한 ‘X-프로’가 있다. 전 트림에는 4기통 2.5리터 가솔린 자연 흡기 엔진 또는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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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전략 변화 vs 소비자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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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형 쏘렌토에 대해 기아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사용이 늘어나면서 일부 제조사들이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전환하거나 삭제하는 흐름을 따랐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사양을 빼놓고 가격을 올리는 게 정상인가”, “기아가 소비자를 농락하고 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전히 내장 내비게이션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이를 빼서 좋을 것이 있냐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실제로 한 예비 구매자는 “내비게이션을 빼놓고 더 비싸게 파는 건 이해가 안 된다”라며 “다른 브랜드 차를 사는 게 낫겠다”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전문가도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빼앗은 셈”이라며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쏘렌토는 한국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 7월과 8월 연속으로 국산차 판매량 2위에 머물렀다. 현행 연식 변경 모델 출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8월에는 수입차인 테슬라 모델 Y에도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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