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 마포구 W.ART 갤러리가 아이티 출신 작가 밀도 쉐발리에(Mildor Chevalier)의 개인전 ‘An All-Present Man In Nowhere Land: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을 9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쉐발리에의 25주년 이민 역사를 기념하는 세계 순회전의 첫 번째 무대로, 작가가 한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특별한 자리다. 그는 아이티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뉴욕으로 이어지는 긴 이주의 여정 속에서 경험한 고독과 정체성의 혼란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왔다. 그의 회화는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적 공간과 자연적 요소를 중첩시켜 초현실적 풍경을 구축하며, 관객이 일상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끈다.
전시는 디아스포라라는 주제를 시대적 현상에서 존재론적 개념으로 확장하며, 동일성과 차이, 내부자이자 영원한 타자로 살아가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탐색한다. 쉐발리에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히려 인류애적 시선과 세계시민적 주체성을 획득했다. 전시 서문은 그를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동일화되지 않는 개별적 주체”로 설명하면서 관람객에게 동시대 삶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한다.
밀도 쉐발리에는 아이티 출신으로,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장학생으로 입학해 졸업한 뒤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워싱턴 포스트에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로 소개되었으며, 2023·2024년 ART SEEN 매거진에서 블루칩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은 미국과 유럽, 중국 상하이 등지에서 전시·소장되고 있으며, 인종·이민 문제를 둘러싼 글로벌 미술계의 관심 속에서 라틴계 작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W.ART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쉐발리에의 작품 세계를 통해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의 삶을 엿보며, 관객이 동시대의 정체성과 세계시민적 가치를 함께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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