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KT 위즈 신예 강타자 안현민과 LG 트윈스 좌완 영건 송승기의 2파전으로 좁혀진 신인왕 경쟁도 눈길을 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올 시즌 KT의 주축 타자로 올라선 안현민은 106경기에서 타율 0.326, 22홈런 77타점 68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13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 내내 LG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루며 26경기에서 135⅔이닝을 던진 송승기는 11승 5패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20개의 성적을 거뒀다.
안현민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나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했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KT에 입단한 안현민은 곧바로 현역으로 입대해 1년 6개월 동안 취사병으로 복무했고, 2024시즌 처음 1군 무대에 올라 16경기에만 출전했다.
올 시즌 개막도 2군에서 맞았던 안현민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나서며 잠재력을 꽃피웠다.
군 복무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며 근육질 몸매를 갖춘 안현민은 엄청난 속도의 타구를 날리며 장타쇼를 펼쳤다. 선구안과 정교함까지 갖춘 안현민은 상대 투수들이 까다로워하는 타자로 떠올랐다.
송승기도 안현민의 대항마로서 신인왕 경쟁을 이끌어왔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송승기는 2022~2023년 1군에서 8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였지만, 상무 야구단에서 뛰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20경기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의 호성적을 냈다.
송승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뚫고 팀 내 5선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고,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큰 기복없는 모습을 자랑했다.
7월까지는 신인왕 레이스에서 안현민이 우위를 점했다.
그는 7월까지 72경기에서 타율 0.362(254타수 92안타), 18홈런 60타점 49득점에 OPS 1.111로 펄펄 날았다.
안현민은 규정타석을 채운 8월2일 이후 타율, 장타율, 출루율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기도 했다. 이에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거론됐다.
송승기도 7월까지 19경기에서 104이닝을 던지며 9승 5패 평균자책점 3.12로 준수한 성적을 냈으나 각종 타이틀에서 선두를 달린 안현민에는 다소 뒤처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8월 이후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 안현민이 극심한 '성장통'을 겪으면서다.
7월 한 달 동안 타율 0.441, 5홈런 14타점을 올려 월간 MVP까지 받았던 안현민은 8월에 치른 23경기에서 타율 0.234에 머물렀고,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특유의 장타도 실종됐다.
송승기도 8월 이후 다소 부침을 겪기는 했다. 8월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연달아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깜짝 불펜으로 나선 이달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8월22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현민은 9월 이후 슬럼프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9월에 치른 11경기에서 홈런 4방을 날렸고, 타율도 0.275로 8월에 비해 한층 나아졌다.
송승기도 불펜으로 나선 13일 KIA전을 제외하면 제 몫을 했다. 특히 18일 수원 KT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11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출루율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눈앞에 둔 안현민이 여전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남은 경기에서 판도는 또 달라질 수도 있다.
안현민은 "타율 1위는 쉽지 않겠지만 신인왕은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송승기 선수가 좋은 기록을 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어떤 결과가 나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기는 "분위기가 어느 순간부터 안현민 선수 쪽으로 기울었고,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생각 뿐이다.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